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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남도교육청 선상무지개학교… 포퓰리즘(?)

장철호 기자 기자  2014.12.05 1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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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옥기·이하 예결위)는 4일 2015년도 전라남도교육비 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확정했다. 도교육청의 내년 예산은 3조534억원으로 선상무지개학교 운영 예산 2억원 등 8개 사업, 3억9661만원을 삭감됐다. 

반면 독도역사탐방 및 교육사업(1억5000만원)과 저소득층 및 다문화가정, 도서벽지학생 창의적 교육활동지원사업(2억3000만원) 예산 3억8000만원을 증액했고, 54억7917만원의 예비비를 남겼다.

예결위에서 가장 논란이 사업은 선상무지개학교운영 예산으로, 도교육청은 당초 14억9672만원을 계상했으나, 2억원 삭감된 12억9672만원만 인정했다. 도교육청은 내년도 특색사업으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독서토론을 하는 프로그램과 함께 올해 세월호 사태 여파에 취소됐던 선상무지개학교를 재가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결위는 선상무지개학교 사업추진 과정에서 일반 학생과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을 구분하지 않고 무료 지원 때 선심성 및 포퓰리즘 논란을 의식, 예산 일부를 삭감한 채 조건부 승인했다. 잘 사는 집 아이들에게는 최소 경비를 받고, 못사는 집 아이들에게만 무상으로 무지개학교를 운영한다는 전제로 예산을 승인한 것.

필자는 도의회 예결위의 이 같은 주장이 정치권의 해묵은 포퓰리즘 논란을 재현한 것으로 보인다. 선상무지개학교는 학생 1인당 600만~700여만원의 예산이 사용되는 큰 프로젝트며, 타 시도교육청이 부러워하는 사업이다. 

일각에선 귀족캠프 논란도 만만찮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도의회 예결위 소속 의원들의 생각처럼 예산을 차등 지원한다면 아이들에게 큰 상처로 돌아올 것이다.

선상무지개학교는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하며, 학교당 1~2명 정도 참가할 수 있다. 대상자는 성적우수자, 모범학생 그리고 사회적 배려대상학생을 약 1/3씩 선발하는데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을 제외하고 성적 우수 학생이나 모범 학생 중 집안 형편이 허락지 않아 참가할 수 없다면 해당 학생에게는 씻을 수 없는 큰 상처가 될 것이다. 

더불어 누구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아 경비를 지불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진다면 아이들 간 위화감이 생길 것이다. 요새 아이들이 얼마나 영특한가?

필자는 지난해 선상무지개학교를 동행 취재한 경험자다. 성적 우수 학생들과 모범 학생들 사이에서 고민하던 사회적 배려 학생들이 융화하는 과정을 지켜봐왔다. 무엇보다 선상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리더십 교육과 중국·일본을 거치며 글로벌 마이드를 키우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전남교육의 미래를 밝게 전망할 수 있었다. 
 
국민의 혈세를 아끼고, 기관을 감시·견제하는 것이 의회 본연의 역할이겠지만, 이런 예산을 칼질할 때는 특히다 더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해 말 일부 언론이 귀족캠프 논란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에게 국비 유학생을 선발할 때는 귀족 유학생을 들먹이지 않는 이유는 왜인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