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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쌍용차 티볼리 '불안요소' 과연 어찌할까

전훈식 기자 기자  2014.12.05 09: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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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국내외 자동차시장에서 도심형 크로스오버차량, CUV가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세단과 SUV의 특성을 동시에 가진 CUV는 경제성 측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광범위한 선택을 받고 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시장에서도 동일하다.

국내시장 역시 본격적인 CUV 열풍을 일으킨 QM3(르노삼성)을 시작으로 국내외 브랜드들이 하나둘씩 시장 경쟁에 동참하면서 당분간 치열한 CUV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QM3는 업계에 전례가 없는 '7분 만에 1000대 완판' 대기록 달성하면서 출시 전부터 큰 파란을 몰고 왔다. 현재(11월 기준)까지 1만6014대가 판매돼 출시 1년 만에 해외 제작 차종 최다판매 기록을 이뤘고, 아직까지도 계약 후 차량 인수까지 서너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

국내에서 좀처럼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는 푸조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실제 지난 10월 출시된 '푸조 2008'의 경우 사전 계약에서 1000대에 가까운 주문이 요청됐다. 올해 푸조 전체 판매 목표치가 3000대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 국내시장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이런 분위기에 최근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한 쌍용차 '티볼리(프로젝트명 X100)'에 많은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특히 티볼리는 SUV에서 전통성을 자랑하는 쌍용차가 마힌드라 인수합병 후 3년여 개발기간 끝에 선보이는 신차며, 연간 판매 목표치도 12만대로 잡을 정도다. 이런 만큼 쌍용차는 티볼리에 대한 기대를 아끼지 않는 눈치다.

다만, 업계에서는 티볼리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도 만만치 않게 포착된다. 내년 1월 출시될 티볼리의 경우 디젤 CUV가 아닌 1.6L 가솔린엔진을 탑재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QM3보다 먼저 등장한 트랙스(한국GM)가 CUV 차종임에도 기대 이하의 성적에 그친 것과 같은 이유다. 트랙스는 출시 전부터 화제를 불러올 정도의 관심을 받았지만, 의외로 낮은 연비와 높은 가격 탓에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더군다나 티볼리의 출시마저 시기적으로 한발 늦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산차로는 QM3가 시장을 접수했고, 수입브랜드 역시 푸조 2008과 닛산 캐시카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또 가솔린 CUV시장에서는 트랙스가 그동안 쌓은 입지도 만만치 않다.

결국 티볼리가 아무리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지라도, 그 외 다른 경쟁 요소가 없는 한 가솔린 CUV이 보여줄 상품성에는 넘을 장벽이 많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쌍용차가 오랜 기간 철저하고 광범위한 시장 조사 및 분석을 통해 상품성을 꾸준히 높였다지만, 타이밍을 놓친 티볼리가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출시 전부터 '티볼리' 흥행요소를 상당 부분 잃은 쌍용차는 획기적인 마케팅과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SUV 명가' 쌍용차가 치열해진 CUV에서 굴욕을 면하는 유일한 해결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