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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황] '물러선 드라기' 뉴욕·유럽증시 실망감 팽배

"내년 초 재평가 후 추가 부양 결정" 미국식 QE 기대에 찬물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2.05 08: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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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실망감이 증폭되며 뉴욕증시가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금까지 발표했던 부양책을 내년 초 재평가하겠다"며 "이후 추가 부양책을 고려하겠다"고 말한 탓이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0.07% 밀린 1만7900.10으로 거래를 마감했고 S&P500지수도 0.12% 하락한 2071.92에 그쳤다.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0.11% 내린 4769.44에 머물렀다.

이날 ECB는 기준금리를 기존 0.05%로 유지하기로 해 지난 9월 이후 석달 연속 동결했다. 유로존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정책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을 밑돈 것도 악재였다.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수당 청구건수가 29만7000건으로 전주대비 1만7000건 줄었다고 밝혔다. 시장은 당초 29만5000건 규모를 예상했었다.

종목별로는 에너지 관련주의 약세가 이어졌다. 셰브런이 1%대, 엑손모빌도 0.6%대 하락했다. 백화점체인 시어즈홀딩스는 실적 부진에 밀려 4% 넘게 떨어졌다. 반면 슈퍼마켓체인 크로거는 3분기 실적서프라이즈를 달성하며 3.58% 뛰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노무라증권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 소식에 1.58% 올랐다.

유럽 주요증시도 실망감 속에 일제히 내려갔다. 4일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날보다 1.29% 급락한 344.84에 머물렀다. 영국 FTSE100지수도 0.55% 밀린 6679.37이었고, 독일 DAX30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도 각각 1.21%, 1.55% 하락했다.

당초 올해 안에 미국식 양적완화(국채매입) 가능성을 높게 봤던 투자자들은 내년 초 이후로 대응 시기를 늦추겠다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악재로 받아들였다.

종목별로는 부양 기대감이 꺼지면서 은행주가 큰 폭 조정을 받았다. 코메르츠뱅크가 3.21% 하락했고 도이치뱅크도 2.41% 밀렸으며 자동차 주인 폭스바겐, BMW 등도 1% 안팎 내림세였다. 토탈과 로열더치셀 등 정유주도 각각 2~3%대 주저앉았다. 이에 반해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는 실적 상향조정 소식에 8% 넘게 랠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