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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역수입에 타격… 중저가 스마트폰 시대바람 탈까?

한국, 중저가 매력과 발전 가능성 양수겸장 중국에 추격당해

임혜현 기자 기자  2014.12.04 16: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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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 휴대전화 단말 메이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근 임원 인사에서도 실적 반등과 흑자 유지 기조를 위한 고심이 크다는 점을 읽어낼 수 있듯, 2015년 시장 상황 역시 대응하기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현재 한국 스마트폰이 걸어온 길은 프리미엄폰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느냐 여부에 좌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2015년에는 이 같은 상황 판단이 더 이상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구동성으로 나오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3일자 보고서('2015년 정보통신기술 10대 주목 이슈')에서는 우선 한국 내수 시장에서의 중저가폰 전망을 살필 수 있다.

이 보고서는 내년이 중저가폰이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함께 주류의 한 축으로 부상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중저가폰 약진 가능성은 한국 시장 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시장에 대한 분석 역시 대동소이하다.

IDC의 보고서 역시 KT 전망과 방향을 대체로 같이 한다. IDC는 내년 세계 스마트폰 신규 출하량을 15억대로 예측했다. 이는 올해 출하량보다 12.2% 증가하는 데 머무르는 것으로 올해 신규 출하량이 26%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내년 시장이 '반토막'이 될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치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단말기 메이커들의 저가 물량 공세 탓에 가격 하락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297달러(33만원)인 스마트폰 평균 시장가격은 오는 2018년 241달러(26만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IDC 보고서는 추정했다.

이는 스마트폰의 스펙 경쟁이 이미 정체 상황에 완전히 들어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성능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소비자가 굳이 비싼 돈을 주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살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시장에도 중국 화웨이폰이 상륙하고, 직구 열풍이 불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국내로 역수입되는 기현상까지 이미 벌어진 바 있다. 일본시장을 겨냥해 만든 한정 모델인 '갤럭시J'가 갤럭시S3·갤럭시S4와 비슷한 성능이라고 알려지면서 역수입 타깃이 됐던 것.

이는 우리 단통법이 보조금을 공시하면서도 제조사측 영업 비밀 보장을 위해 정보 일부분을 공개 대상으로 하지 않은 상황에도 우리 소비자들이 이미 나름대로 전략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즉 중저가폰 선호도를 높이는가 하면 외산폰으로 수요 이동 혹은 우리 제품이라도 유사품 직구 역수입 등 여러 방안으로 성공적으로 역습할 가능성이 있음을 방증한다. 
 
우리 단말 메이커의 고민 요소는 이 같은 국내 소비자의 진화, 그리고 해외 시장의 지속적 침체 등에만 있지 않다. 중국 메이커 역시 골치 아픈 경쟁자로 업그레이드되고 있어 조만간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T연구소는 중국 영향력이 이미 저가 스마트폰을 넘어 착용형 스마트기기 등으로 점차 확대되는 만큼 한국 ICT산업에 대한 위협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저가폰으로 전반적 가격 하락 효과를 유발해 한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입지를 줄이는 한편, 한국과 외국 소비자들에게는 중저가폰에 더해 한층 발전한 제품을 추가로 제시하면서 맹추격을 하는 이중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때 선진국 전자 메이커들을 당혹스럽게 했던 '패스트 팔로어' 역할을 우리 업체들이 했다면, 이제는 중국이 그 같은 위치에서 우리를 추격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그 치열한 접전을 우리가 처음 목도할 시기가 2015년경이라는 점에서 내년 스마트폰 시장 판세에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