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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부동산결산·전망③…아파트] 실수요 ↑ 투자수요 ↓

전셋값 2억 주고도 3억짜리 아파트 없어 발만 '동동'

박지영 기자 기자  2014.12.04 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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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을미년(乙未年) 아파트 매매시장은 일단 '긍정적'이다. 끝을 알 수 없이 바닥을 친 만큼 이젠 오를 일만 남았다. 다만 반등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양한 대출제도와 금리인하로 실수요자 구매 욕구를 자극했지만 저성장 기조로 제한적 범위 안에서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부동산 결산 및 내년 전망을 알아봤다.

올 부동산시장은 상승 반전의 한 해였다. 다양한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발표되면서 4년간 약세였던 수도권 아파트 값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지역별 상승추이는 △서울 2.03% △인천 1.93% △경기 1.77% 순이다.

출발 역시 산뜻했다. 올해부터 적용된 취득세 영구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에 이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로 거래량과 매매 값 모두 회복세를 나타냈다.

◆부동산시장 "긍정적, 지속력 아쉬워" 

연초 호조세를 보이던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이후 찬물을 끼얹는 일이 생겼다.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세금부담과 임대소득 노출에 대한 우려로 다시 냉각기를 걸어야만 했던 것.

그러나 곧 7·24 경제정책방향과 △8·1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9·1 부동산대책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다시 활기를 띠었다. 여기에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대상이 1주택자까지 확대되면서 수요층은 더욱 넓어졌다.

 

특히 재건축 가능연한 단축과 안전진단 기준완화가 담긴 9·1 대책 발표 이후에는 서울 양천구와 노원구 일대 아파트 값이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여기서 짚을 것은 11월 들어 가격상승폭이 주춤해졌다는 점이다. 시장을 이끌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련 후속법안이 차일피일 미뤄진 이유에서다.

◆대구, 거침없는 독주 '매매값 10%↑'

지방 부동산시장은 상대적으로 호조였다. 그 중에서도 대구는 2014년 한 해 동안 매매가가 10% 가까이 올랐다. 이처럼 대구 아파트 값이 급상승한 이유는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이 지방으로 눈을 돌렸지만 이미 미분양 물량이 쌓인 대구지역은 피했다. 그 여파로 대구는 2010년까지 신규물량 없이 침체기를 지냈다. 그 사이 미분양 물량은 모두 소진됐고, 오히려 공급물량이 없어 매매 값이 상승했다.

여기에 혁신도시와 대구테크노폴리스·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수성의료지구 개발호재가 맞물리면서 대구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늘을 찔렀다.

반면, 세종시는 공무원 이전이 마무리된 가운데 입주물량 공급과잉으로 전세 값과 매매 값이 동시에 하락했다.

◆세입자 '전세' vs 집주인 '월세' 선호

전셋값은 수도권·지방 모두 상승곡선을 그렸다. 저금리로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게 되면서 전세 품귀현상까지 일어났다. 실제 2014년 전국 아파트 전세 값은 작년 대비 5.45%나 올라갔다.

지역별로 △대구 10.68% △인천 8.15% △충북 7.51% △충남 7.25% △경기 5.79% △서울 5.76% 순의 전셋값 상승률이 나타났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비율 역시 작년 65.77%에서 올해 67.62%로 1.96%포인트 올랐다. 즉, 3억원짜리 아파트 전셋값이 2억원을 훌쩍 넘었다는 얘기다.

2014년을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시기라고 본다면, 오는 2015년은 제도적 기반을 발판으로 저가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투자까지 확대되긴 어려워 보인다. 부동산대책이 대부분 실수요자에 맞춰지면서 단기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로 변화한 탓이다.   

◆단기수익보다는 임대수익 노려야

이런 가운데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가계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한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부담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며 "시세차익이 보장되지 않는 한 투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시세차익보다는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대부분일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반전세와 월세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월세전환율이 낮아지고 있어 임대수익률을 따질 수밖에 없다.

일례로 2014년 서울 전월세전환율은 5.82%로 작년 6.19%에 비해 0.37%포인트 낮아졌다. 이런 만큼 장기투자나 여유자금을 활용한 투자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내년 신규아파트 입주물량은 전국 24만6923가구로 올해와 엇비슷하다. 다만 지역별 입주물량 차이가 커 국지적 변수가 존재한다. 참고로 2014년 입주량은 25만8352가구였다. 

먼저 수도권은 △경기 7만221가구(전년대비 38%↑) △서울 2만174가구(전년대비 45%↓) △인천 1만1679가구(전년대비 12%↑) 순으로 입주물량이 잡혀있다.

◆'철세' 세입자, 서울→경기 순이동 전망  

특히 서울은 내년 신규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데다 재건축발 전세시장 포화조짐까지 안고 있어 세입자들의 전셋집 구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경기 하남시와 수원시 등 남부권 신규아파트 공급이 늘어 임대차시장 완충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4년 10월 국내 인구이동 결과를 보면 9월 국내 이동자수는 총 6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6.6% 늘었다. 이 가운데 전입·전출은 △서울 -9122명 △경기 2288명이었다.

즉, 서울 전세가율이 평균 67%를 웃돌자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하고 신규아파트가 몰린 경기로 주거지를 옮긴 것이다. 지방의 경우에는 최근 가격이 급등한 대구와 경북·충청 지역을 위시해 공급물량이 늘어 집값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 공급물량은 △부산 1만9873가구 △경남 1만8171가구 △세종 1만7069가구 △대구 1만3294가구 △경북 1만2531가구 △충남 1만1445가구 △전남 9895가구 △울산 9320가구 △전북 8624가구 △충북 8238가구 △강원 5490가구 △광주 5122가구 △대전 3678가구 △제주 2099가구 순으로 내년 입주물량이 예정됐다.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값이 조정기를 거치는 동안 지방 아파트 매매시장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라며 "해당지역 공급량을 미리 파악해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