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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2014 10대 이슈] IM영역 우울…한층 다가온 증강현실은 반가워

임혜현 기자 기자  2014.12.03 14: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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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14년은 그 어느 때 못지 않게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에 큰 이슈가 많이 제기된 한 해였다.

일회성 이슈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연쇄 파장을 통해 한국 ICT 산업 방향 전반에 큰 변화가 점쳐지는 화두 역시 다수 등장해 눈길을 끈다. 산업영역 정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쉽고 재미있게 정보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는 긍정적 단초들도 많이 발견된다.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은 2015년이 목전에 다가온 가운데 올해 ICT 뉴스 중 중요 부분들을 간략히 살펴봄으로써 ICT 발전을 통한 창조경제 역량으로 불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 시사점을 생각해보기로 한다.

단통법 개막, 호갱 방지법 vs 전국민 호갱법 논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흔히 단통법으로 약칭하는 법률이 10월부터 본격 시행에 돌입했다. 단통법의 주요 기둥은 그간 불평등하게 지급되던 보조금을 투명화하자는 것.

소비자마다 서로 다른 조건으로 단말기를 구입, 통신에 가입하던 상호불신의 시대에서 제도 개편으로 균등하게 소비자복지를 증진시킬 필요가 높다는 고민에서 새 법이 마련됐다. 

단통법에 따른 시장 변화는 실제로 가능한 것일까? 가능성은 일단 확인되고 있다. 합리적 고객 선택이 늘어나는 추세며 통신사도 지원금 경쟁에서 상품 서비스 경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위약금 및 가입비 제도 개편으로 소비자 선택권 보장이 강화된다는 변화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혜택을 강화하는 추세가 반가운 대목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지 않다는 우려는 남았다. 아이폰6사태로 일컬어지는 이동통신3사 간 이전투구가 재연된 것.

단통법시대 개막 이후 첫 불법 보조금 대란이 일어나면서 이미 제기되고 있었던 단통법 개정 필요론이 한층 더 힘을 받고 있다. 특히 이통3사 임원에 대한 당국의 검찰 고발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으로 번지면서 단통법이 앞으로 어떤 손질과 시장과의 교감을 통해 뿌리를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팬택 법정관리 충격

휴대전화 단말기 메이커 팬택이 지난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팬택의 법정관리는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자금력을 갖춘 거대기업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점을 재확인시킨 사례로 거론되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팬택은 매각과 청산 기로에 서 있으며 현재 1차 매각 작업이 불발되면서 내년도 매각 절차 재추진이 예상되고 있다.

청산 처리보다 존속 가치가 높으며 기술력을 갖춰 국내외 기업 어디로 매각돼도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법정관리 국면의 향후 키를 잡게 된 삼정KPMG의 역할론에 시선이 쏠린다.

한편 팬택은 최신폰인 '베가아이언2'와 '베가팝업노트'를 30만원대에 선보이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제고시키는 한편 매각 과정을 버티기 위한 자금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에서의 좋은 평가 외에 해외 수출선에서의 긍정적 뉴스를 추가로 내놓은 것 역시 팬택의 부활 가능성과 투자 매력도에 한층 긍정성을 더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가인터넷 상용화

2014년은 유선에서 인터넷 시장 속도의 새 이슈가 등장, 본격 불이 붙은 시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 인터넷 속도보다 10배 빠른 기술인 기가인터넷 보급의 문이 활짝 열린 것이다.

2006년 100Mbps시대가 열린 후 상당 기간 속도 문제는 정체를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랜시대 개막 이후 10년이 좀 지나지 않은 시기에 드디어 새 속도 이슈가 부상하며 소비자들에게 다가선 셈이다.

예를 들어 1Gbps 속도의 KT '올레 기가 인터넷'을 설치하면 4기가바이트(GB)인 고화질 영화 또는 음악 1000곡을 33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KT 기가인터넷은 출시 열흘 만에 가입 신청자가 1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몰이 중이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도 기가인터넷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가인터넷이 본격 상용화함에 따라 통신사 간 서비스 경쟁이 시작됐으며 시장 활성화에도 큰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기가인터넷의 발전으로 그간 인터넷 발달에서 소외됐던 격오지 즉 산간이나 도서 지역 등 고립도가 높은 지역까지도 인터넷 물결에 밀도높게 동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유선 영역과 무선이 통합적으로 발전하는 데에도 이번 기가인터넷 상용화가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KT는 향후 3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입해 유무선이 통합된 기가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통영역 5G시대 성큼…증강현실까지 기약

기가인터넷을 유선 쪽 핫이슈로 본다면 올해 이통영역 발전 신드롬의 키워드는 5G로 요약할 수 있다. 5G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각국 입장은 갈린다.

다만 업계는 5G시대에는 LTE의 1000배, 3G의 1만 배에 달하는 속도를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5G가 이통대세로 자리잡으면 증강현실이나 홀로그램 등의 서비스가 자연스러워질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전자 및 이통업체들이 이 신시장에 선점 효과를 얻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한편 서로 협약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속 주행 중 실제 사용환경에서 기가급 5G 기술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 정지상태에서의 전송속도는 세계 최고인 7.5Gbps까지 끌어올렸다.

SK텔레콤은 11월 5G 서비스 제공을 위한 '네트워크 가상화' 관련 2개의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골표했다. 이 기술들을 적용하면 범용 서버 및 가상화 기반의 클라우드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설계·개발 및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가상화된 네트워크 기능들을 조합해 사물인터넷(IoT)전용 롱텀에볼루션(LTE), 재난망 등과 같은 이동통신 서비스 가상화 기반 기술개발이 가능해져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다.

블랙아웃 소비자 피해, 당국 규제 마련

일명 블랙아웃, 즉 방송 재송출 중단으로 인해 소비자가 방송을 시청할 수 없는 사태를 가리키는 용어가 올해에 많이 회자됐다.

지상파와 케이블 등 유료방송 간 재송출 관련 가격 부담에 이견을 갖고 있는데 이 골을 좀처럼 메우지 못하는 것.

이에 따라 지난 6월 브라질 월드컵 때는 재송신료 갈등으로 모바일 IPTV의 월드컵 중계가 안 되는 이른바 블랙아웃이 벌어졌다. 350만명에 이르는 모바일IPTV 유료 가입자들이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관련 법령을 고쳐 국민의 중대한 관심사의 경우 당국의 개입으로 재송신 블랙아웃사태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전했다.

하지만 이는 재송신을 둘러싼 갈등 요소를 모두 해결하는 것은 아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카카오 합병… 내년 기대감 물씬

모바일 강자 카카오와 포털업체 다음이 합병을 선언, 하나의 몸통으로 거듭났다. 

이들의 합병으로 등장하게 된 다음카카오는 모태인 양사의 차별적 핵심 경쟁력을 통합해 글로벌 IT 모바일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고도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되는 합병인 셈이다.

특히 다음카카오는 현재 양사 전문 역량을 서로 활용해 모바일 시대, 모바일 이후 다가올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자 많은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관련 진출 모색도 그 일환이다.

합병 이후 실제 드러난 실적 지표가 당초 합병 발표 직후의 기대감에는 부합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아직 있으나 내년 본격 도약을 점쳐보자는 주문 역시 나온다.

삼성, 반도체 15조 투자+구두끈 다시 매는 IM 

삼성전자로서는 다사다난했다는 단어만으로 올해를 기록하기 힘들 정도의 많은 이슈를 겪었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악화로 3세인 이재용 부회장이 역할을 짊어지는 위기관리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분투하며 2014년을 보냈다.

다만 IM부문의 실적 정체로 성장성이 크게 꺾였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이에 따라 삼성 전반에 사업재편 키워드가 부각되는 현재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재편 문제가 가장 큰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IM부문은 사장 중 상당수가 물러나는 등 변화 주문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군살빼기가 강력하게 집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가전과 반도체는 선전하면서 전자 전반의 이익을 방어하는 역할을 맡았다. 올 가을에 삼성전자가 평택에 대규모 공장 증설을 발표한 이른바 '15조 투자' 이슈가 발표됐다. 

평택 반도체 라인 투자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와 국가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LG, G3로 스마트폰 새 역사

수년간 스마트폰 영역에서 고전해온 LG전자가 과거의 영광을 다시 쓰는 역작을 내놓으면서 2014년 단말기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5월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G3는 LG전자의 혁신성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시장에서 질주했다. 

G3 인기에 힘입어 LG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초겨울 발표된 그룹 인사에서도 'G3 효과'가 핵심 키워드로 부각될 정도였다.

효자상품으로 부상한 G3는 출시 만 1년이 되기 전에 1000만대 판매, 일명 텐밀리언셀러 등극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배리에이션 추가작들을 내놓으면서 시장 반응을 극대화시킨 점도 특기할 필요가 있다.

화웨이 한국시장 상륙

단통법 이슈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기기를 구입할 수 있는 시대를 개막했다면, 중국 메이커의 한국 스마트폰시장 진출은 이를 강화하고 대세로 굳힐 수 있는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특히 팬택이 현재 경영상 이슈로 고전 중이어서 중국 스마트폰이 양대 대기업 메이커가 독식하는 한국에서 향후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틈새를 낼지 주목된다.

화웨이는 고성능을 갖춘 스마트폰 X3를 처음으로 한국에 내놓았다. 우선 국내 알뜰폰 사업자인 미디어로그를 통해 X3의 공식 판매를 시작하며 향후 판매망을 확대할 계획을 밝힌 화웨이는 이제 LG유플러스를 통해서도 소비자들을 만나게 된다.

2014년 한국에 내디딘 중국 단말기 메이커의 첫걸음이 찻잔 속 태풍에 머물지, 2015년 나비효과로 증폭될지 주목된다.

주파수 700MHz 대역 분배 논란

이통업계와 방송사간 700MHz 대역 분배 논란은 올해 결말을 맺지 못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11월 주파수심의위원회를 열고 700MHz 대역에서 718~728영역과 773~783부분 등의 20MHz 폭을 국가재난안전통신망에 쓰일 통합공공망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주파수 대역 범위가 일본과의 혼신 우려가 없기 때문에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의 안정적 운용이 가능하고 관련 장비 수급도 원활할 것으로 전망되며, 세월호 사건 이후 관련 역량 강화 필요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남겨진 700MHz 주파수 대역 분배를 생각해보면 지상파측과 이통업계 간 팽팽한 갈등은 이제부터가 본선이라는 것이다. 이는 초고화질(UHD) 전국방송 실시 기반 필요나 무선데이터 사용량 증가 대비와 같은 양측 주장 모두가 일리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

이런 와중에 지난달 말 미래창조과학부 인사에서 관련 부서 국장이 교체된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교체로 정부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될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한다. 전파정책국은 700MHz 유휴 대역을 둘러싼 양측 갈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OLED TV 대중화시대 연 수율 개선 

 LG전자가 55인치 곡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한 달 평균 판매량이 1000대를 돌파했다고 최근 알렸다. 

OLED TV의 대중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가격 경쟁력 약점이 패널의 수율 개선(불량율 다운)을 통해 돌파구를 찾은 까닭이다. 

OLED를 쓰면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TV와 달리 화면 뒤에 광원이 따로 없어 두께가 얇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또 색재현율이 높아 선명한 색감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나 가격이 높다는 것이 치명적 단점으로 남았었다.

LG전자는 작년 첫선을 보일 때 1000만원선을 웃돌던 가격을 지난 9월 1/4 수준으로 낮춰 판매전에 불을 붙였고 이 같은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번 OLED 판매량 약진 소식이 국내 TV 판도 전반을 바꿀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