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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로더 "日 아베노믹스 '신뢰'가 문제…韓 기준금리 더 낮춰야"

엔저심화, 중국 경기부진 이중고 우려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2.01 16: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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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앞으로 1~2차례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의 공격적인 엔화절하 움직임과 중국발 경기둔화에 맞서기 위해서다. 다만 일본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신뢰의 상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계론도 더해졌다.

키이스 웨이드(Keith Wade) 슈로더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한국이 내수 부양 효과를 거두려면 기준금리를 지금보다 25~50bp(0.25~0.50%포인트)가량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50%에서 글로벌 외환위기 당시와 같은 수준인 2.00%로 낮췄지만 내년 추가 인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경우 일본의 엔저가 심화될 경우 중국의 경기부진과 함께 이중고에 시달릴 것"이라며 "달러강세 상황에서 일본이 자국 통화 절하에 나섰고 상대적으로 원화절상 현상이 벌어지면서 경제성장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글로벌 금리가 제로 수준을 넘어 '마이너스 금리'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경기부양 효과를 보려면 적어도 1%대 기준금리를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또 최근의 유가하락세가 금리인하에 따른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급격하게 떨어지는 유가가 물가 하락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미국 셰일에너지 산업을 압박하기 위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대결 구도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낮아질수록 소비여력은 커지는 만큼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관측하며 미국 금리인상 시기는 내년 2분기쯤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에도 선진국 중심의 경기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경제참여율이 늘고 실업률이 개선되면 6월쯤 1.5% 수준까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아베노믹스의 성패와 관련해서는 수치적인 성공 여부보다 '신뢰'의 문제라고 짚었다. 일본이 다른 국가들의 성장을 앗아가는 식의 '제로섬 게임'을 펼치며 단기적으로 효과를 거두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국은 물론 글로벌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아베 정부가 소비세 인상 보류를 선언했지만 심각한 재정적자를 화폐발행으로 메우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엔화 하락이 지속되면 인플레 우려를 키울 수 있고 부채 문제가 부각될수록 투자자들의 이탈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