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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산업 '따로' 임시주총, 양쪽 모두 "내가 진짜"

적대적 M&A 추진에 경영진 해임 두고 주주 격돌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2.01 16: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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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선풍기 명가(名家)' 신일산업(002700)이 결국 '따로'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경영권 분쟁의 정점을 찍었다. 양측 모두 "우리 주총이 진짜"라며 맞서는 상황으로 법정공방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1일 열린 임시주총은 적대적 M&A를 추진했던 윤대중, 황귀남씨 등이 제기한 소집 허가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일정이 확정됐다. 그러나 이날 주총 현장에서 기존 경영진과 윤씨 측이 마찰을 빚으면서 파행을 겪었다. 양측은 주총 장소였던 경기도 모 호텔의 지하와 1층에서 각자 총회를 진행하는 촌극을 빚었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윤씨 측 주주들이 기습적으로 주총장에 입장하고 회사 쪽 주주들의 출입을 원천봉쇄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들이 신분증과 위임장 원본을 제시했지만 끝내 입장을 거부당하자 송권영 대표가 정관에 따라 의장권을 발동해 주총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출석주주의 확인절차를 거쳐 대표이사 및 이사, 감사 해임을 비롯한 모든 안건을 부결시켰다.

반면 윤씨 측은 "경찰 입회 아래 차례대로 입장하라고 설명했지만 회사 쪽 사람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표 대결에서 뒤질 것을 알고 계획적으로 주총 개최를 방해한 것"이라고 맞섰다.

윤씨 측은 예정대로 주총을 통해 송권영 대표를 해임하고 이혁기 신임대표를 선임했다. 또 황귀남씨를 새 감사로 선출하는 한편 본점 이전 관련 정관 변경 안건도 모두 통과시켰다.

적대적 M&A(M&A)를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황귀남 노무사는 "회사 쪽 지분을 모두 합쳐도 1200만주 정도였는데 이날 임시주총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주식수만 2600만주가 넘었다"며 "기존 경영진이 정상적으로 주총에 참여했어도 해임건은 무난히 결정됐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회사 측이 따로 연 주총이 무효라는 것을 확신한다"며 "모든 의안이 적법하게 가결됐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모두 적법성을 따지며 물러서지 않는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회사가 적대적 인수합병 세력에 휘둘리면서 주가는 지난 3개월 동안 34% 넘게 급락했고 종목분석이 무의미해지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짙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