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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실패에서 배운다

애플 포터블·삼성자동차의 뼈저린 경험이 시사하는 것

조선기 SK증권 경인PIB센터장 기자  2014.12.01 10: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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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기업을 꼽는다면 단연 애플이다.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 시리즈의 연이은 성공으로 엑슨모빌을 딛고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우뚝 올라섰다. 과거 그 자리를 차지했던 기업은 제너럴일렉트릭(GE), 마이크로소프트(MS),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한 시대를 풍미하고 산업구조 자체를 뒤바꾼 쟁쟁한 기업들이었다.

포드만 해도 이제는 일반적인 대량생산체제를 가장 먼저 시현하며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현대산업사회를 열어젖혔다. 그 성공신화 덕분에 보통 사람들은 포드가 늘 성공가도를 달려왔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실패와 악전고투의 날들이 있었다. 포드의 히트작인 '모델T'의 성공 뒤에는 모델B를 비롯한 많은 실패담이 있었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애플의 성공 뒤에는 어처구니없는 실패담이 무수히 많다. 매킨토시TV(1993), 게임콘솔 피핀, 휴대폰 ROKR E1(2005), 아이팟 양말 등이 그 예다.

압도적인 것은 컴퓨터 애플3와 포터블인데 애플3의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쓰면 쓸수록 불편하다는 원성을 샀고 초기 1만4000대를 리콜했다. 애플 포터블도 애플 최초의 랩탑을 표방했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비난을 받았고 곧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요즘 개인이나 혹은 조직의 어두운 과거를 일명 '흑역사'라 부르는 모양이다. 말 그대로 암울한 역사라는 뜻인데 포드, 애플 등 유수기업들의 흑역사를 들여다보는 것은 흥미롭다.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인 삼성그룹 역시 아픈 흑역사가 있다.

인터넷 시대 개막과 함께 화려하게 출범한 e-삼성과 이건희 회장의 지대한 관심 속에 출범한 삼성자동차가 그것이다. e-삼성은 수익모델 부재로 실패했는데 이재용 부회장의 상처로 여전히 남았고 삼성자동차 역시 르노그룹으로 사업부문 자체를 넘기는 쓴 경험으로 남았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기 마련이다. 이는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직 성공가도만을 달려온 존재가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결정적으로 위대한 기업,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가르는 분수령은 실패에 대한 반응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이를 지침 삼아 같은 실패를 하지 않는 자체로 위대한다.

상장기업 중 상당수가 인수합병이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며 시대의 변화에 조응하고자 한다.

그러나 상당수는 실패하고 주가 하락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실패에 의기소침하지 않고 이를 자산 삼아 다시 시도하는 기업은 투자가치가 충분하다.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 기업문화는 곧 커다란 성공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조선기 SK증권 경인PIB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