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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증시 상승률 70%, 유가급락 파고 넘어야

대형주·가치주 중심 순매수 유입 가능성, 유가 '치킨게임' 양상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2.01 09: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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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제유가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석유, 화학 등 에너지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업종별 차별화가 두드러지고 있음에도 전문가들은 12월을 맞아 연말 정책기대감이 시장의 혼란을 다소 잠재울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은 금주 코스피지수가 '전약후강' 패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주 초반에는 국제유가 급락과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하겠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례회의를 계기로 정책 모멘텀이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12월 전통적 강세장, 대형주 주목해야

이 증권사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 ECB 회의는 오는 11일 예정된 2차 TLTRO(장기대출프로그램) 입찰로 정책 기대감을 이어가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연말을 맞아 코스피의 대차잔고 감소 효과가 반영되면 시장 수급도 좋아질 수 있다"고 낙관했다.

전통적으로 12월은 증시 상승 확률이 비교적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코스피의 12월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70%에 달한다.

수익률 역시 12월을 제외한 월간 평균 수익률은 0.6%에 그쳤지만 12월 평균 수익률은 1.7%로 3배 가까이 높았다. 또 최근 대외환경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가 예상치와 속보치를 모두 웃돌았고 연말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 있는데다 중국은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적극적인 부양 스탠스 진입을 시사했다. 유럽도 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통화완화 정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외환경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연됐던 정책모멘텀이 발현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환경적인 변수들이 대부분 양호해 시장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주를 중심으로 반등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중국 금리인하 영향에 따른 아시아로의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외국인의 높은 현금비중과 기업공개(IPO) 증가에 힘입어 증시에서의 순매수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내에서도 외국인 수급상황이 차별화될 것"이라며 "국제유가와 원자재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원자재 수출국에 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수입국은 경상수지 흑자 강화와 미국의 소비여력 확대로 인한 수혜가 예상된다"고 제언했다.

마 연구원은 "특히 외국인 수급과 연말배당을 겨냥한 프로그램 유입을 감안하면 대형주와 가치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최근 국내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비롯한 주주친화적 정책을 내놓으면서 대형주의 밸류에이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짚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은 배당을 이용한 프로그램 매수가 늘어나는데 올해는 정부의 배당활성화로 기관매수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라며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 국면에서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았다"고 귀띔했다.

◆"유가급락 단기충격 넘기면 경기회복에 긍정적"

국제유가 급락과 관련해서는 전문가 상당수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시차를 두고 소비여력 확대를 비롯해 경기회복 측면에는 도움일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논의가 결렬되면서 국제유가(WTI 기준)는 지난주 이틀간 10.45% 하락한 65.99달러로 마감했다.

이에 대해 이경민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락으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될 수 있다"며 "산유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커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내증시에서도 업종별 차별화가 심화되면서 코스피 자체의 상승탄력이 둔해질 수 있다. 지난 28일 삼성전자가 2% 가까이 급등한 가운데서도 코스피는 소폭 하락했다. 조선과 건설, 에너지·화학 등 유가급락 피해주들이 2~5%대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투자심리 위축이 수급부담으로 이어지고 유가급락 피해주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 추세가 좀 더 이어지면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산유국의 경제위기 리스크가 부각될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소비회복과 경기부양 촉진 등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고 조망했다.

유가급락이 관련 산업과 일부 투자사이클에 부정적이지만 시차를 두고 국내 경기회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박 연구원은 "유가하락과 원화약세 현상이 맞물리면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내년 2분기쯤에는 국내 제조업 사이클의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주요국의 부양 여력을 높이는 동시에 소비사이클의 회복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추가 전망했다.

한편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국제유가 하락과 맞물려 업종간 등락이 엇갈리며 혼조세를 보였다. 28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보합권인 1만7828.24로 거래를 마쳤고 S&P500지수는 0.25% 밀린 2067.5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09% 상승한 4791.63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