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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지금은 때가 아니다

길래환 뉴스호남 편집국장 기자  2014.11.30 20: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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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더불어 사는 광주, 더불어 행복한 시민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이 눈앞에 다가섰다.  기존에 계획된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연기하느냐 아니면 무리를 해서라도 강행하느냐의 갈림길에 이르렀다.

광주광역시 의회는 이미 계획되어 추진 중인 이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와 달리 윤장현 시장은 경제성과 편익성 검토를 전제로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시민의 편익을 생각한다면 무조건 추진해야 할 사업이다. 하지만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돈이 필요한 사업이다. 막대한 건설비를 어디서 마련해내느냐가 관건이다. 하늘에서 떨어진 돈이 아니고서야 시의 재정자립도를 감안하면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의회의 주장대로 기존 계획을 밀어붙인다면 이보다 더 긴급한 사업을 미루어야 한다는 현실 판단이 기존 계획 지속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든다. 부분적 혜택보다는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광주시민 전체의 편익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정책 판단이 쟁점이다.

불가 입장을 안고 있는 광주시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예산이다. 2조원 안팎의 건설비와 사후 관리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고민의 핵심이다. 답답해서 광주시의 재정 실태를 내놓는다.

보라, 이러한 사정인데 어떻게 새로운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펼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하고 있다. 대안을 내놓으면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광주시의 현 재정상태는 어떠한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현재 중기 계획상 투자 가능한 재원은 3000억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광주시가 추진하고 싶어 하는 정책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존 사업에 예산을 쏟아야 하니 새로운 수요 정책에 투자할 비용이 없다시피 한다는 것이다. 고작 3000억으로 신규 사업을 펴야 하는데 어디 도시철도뿐이냐는 것이다.

도시철도 2호선도 물론 중요한 편익 사업이다. 복지차원에서 다루어야 할 현안이라는 주장에도 공감한다. 하지만 광주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복지정책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현재 국가적 쟁점이 되고 있는 복지 수요 증가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커졌다.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지방 정부와 교육계가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광주시의 경우도 다를 게 없다. 복지수요증가를 뭉개면서 개발을 강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광주시의 재정난을 일으킨 요인은 다급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일반적 복지수요에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현안사업 마무리, 민선 6기 공약사업 등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없는 굵직한 사업이 줄 서 있다.

기존의 정책을 미루고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기에는 너무도 긴박한 현안들이다. 보편복지의 주 대상인 노령층은 광주시의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 노령층을 위한 복지예산이 1100억 원에 이른다. 이 중 국비가 278억원뿐이다.

나머지는 시의 자체 수입을 충당해야 한다. 여기에서 보듯 국비는 한계를 갖고 있다. 자체 수입이 어느 정도인가가 정책 확대에 관건이 된다는 의미를 알게 한다.

이에 못지않은 재정 수요가 줄 서 있다. 최대 현안은 무어라 해도 군 공항 이전이다. 현재 이전비용이 3조5000억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추진해야 할 평동 군 훈련장 이전비도 만만치 않다.

내년의 U 대회는 7000억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수영대회 사업비 증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결정의 일몰제 도래에다 우발적 수요 발생까지 감안하면 광주시 재정은 새로운 사업을 염두에 둘 수 없을 정도로 숨통이 막히게 된다.

기존의 사업에 따른 비용 부담은 또 얼마인가. 도시철도 1호선부터 점검해 보자. 1호선은  총 1조6000억 가까이 들었다.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운영비가 목줄을 죄고 있다.

 2008년 전 구간 개통이후 지금까지 운영비가 2500억에 달한다. 유사한 교통 정책인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따라 역시 유사한 비용 2581억원이 들어갔고 제2순환도로 보전비로 지난 2001년부터 2229억 원 정도가 들어갔다.

광주시의 정책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새로운 정책 수요가 반드시 등장하기 때문이다. 윤장현 시장의 공약 사업은 어찌할 것인가.

윤 시장의 공약 중 중요한 것 몇 가지만 예시해 본다. 광주시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은 무어라 해도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이다. 광주 기아차가 광주경제의 핵심 동력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현재 62만대의 시설을 100만대로 38만대를 더 늘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아시아 문화 전당 개관에 따른 문화 인프라 확충이 급선무다. 도청 이전 후 죽음의 공간으로 전락했던 구 전남도청 주변이 되살아 땅값과 임대료가 치솟고 건설 경기가 붐을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윤 시장이 공약한 먹거리 마련을 위한 전략 산업 유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7대 먹거리 전략사업을 중점 추진하기 위해서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보다 더 시급히 자금을 마련해야 할 우선순위정책이다.

만약 도시철도 2호선을 고집한다면 이러한 중요 먹거리 사업들이 빛을 볼 수 없다. 그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추진 중인 건설 공기도 미룰 수밖에 없다는 점 명심해야 한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이 무조건 배척할 사업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우선순위에서 고찰해 보자는 생각에서 중요사업을 나열해본 것이다.

광주시의 현재 투자 가능 재원은 3천억 수준이다. 이 말은 광주시의 예산은 기존 사업에 투입되는 것이고 신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예산이 이 정도뿐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2조원이 예상되는 도시철도 2호선 예산은 어디서 염출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 건설비와 전액 사후 관리비 전액을 국고로 지원한다면 누가 마다할 것인가 통상 건설비는 6대4 매칭 형식이다.

과연 누가 이 예산을 따올 것이며 어디서 시 부담 예산을 만들어 낼 것인가, 이에 대한 대안 없이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만약 도시철도 2호선을 건설한다고 치자.

그렇다면 매년 연평균 800억원 정도의 가용 재원이 줄어들게 되어 현재 3000억에 불과한 신규 사업 예산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되고 만다. 사실상 신규 사업은 손을 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따른 시 공채를 포함 시비는 7600여억으로 추정된다. 현재 가용 재원이 3000억 수준인데 어떻게 7000억이 넘는 시비를 마련할 것이며 그에 따른 이자 부담은 재정을 감담할 방안이 무엇인지, 대안이 필요하다.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윤장현 시장으로서는 'NO'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2호선 추진을 주장하는 사람들이라면 재정 방안을 전제로 내놓는 게 논리적이라는 지적이 이래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