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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의 풍문접수] 내츄럴엔도텍 '2% 아쉬운 백수오 왕국'

홈쇼핑 사재기 해프닝, 미숙한 대응은 아마추어급?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1.28 13: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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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호사다마'라고 했던가요. 코스닥 상장 만 1년을 맞은 내츄럴엔도텍(168330)의 최근 상황을 보면 '좋은 일에는 항상 마(魔)가 끼더라'는 옛말이 떠오릅니다.

내츄럴엔도텍이라는 회사명이 낯선 분들이라도 홈쇼핑 초히트상품 '백수오 궁'은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중장년 주부들의 폭발적인 성원을 등에 업은 여성 갱년기 치료 제품인데 입소문을 타면서 방송 때마다 '완판 기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총 14위의 '어물쩍 대응' 눈살

지난 21일 한 종합편성채널의 보도가 잘 나가던 회사에 재를 뿌렸습니다. 홈쇼핑 판매 비중이 높은 이 회사 제품에 대해 이른바 '사재기' 의혹이 제기된 것인데요.

회사의 前 직원이라는 인물이 직접 제보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죠. 실제로 다음 거래일이었던 24일 회사 주가는 6%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매도 세력은 외국인이 10만주가량으로 대부분을 차지해 개인투자자들은 충격에 빠졌죠.

결론만 말하자면 회사가 직원들에게 제품을 강매했다는 식의 의혹은 해프닝으로 잦아드는 모양입니다.

지난 25일 내츄럴엔도텍은 판교 사옥에서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는데요. IR 담당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문제의 전 직원이 불미스러운 일로 해고를 당하자 악의적인 의도로 언론에 접근했다며 억울해했습니다.

그는 "회사 직원을 모두 합쳐도 78명인데 사재기로 홈쇼핑 판매고를 좌지우지하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강매의 근거라며 나온 카카오톡 단체 메시지도 영업팀 직원 일부가 지인 선물용으로 홈쇼핑 방송 일시를 물어본 게 왜곡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홈쇼핑 초히트상품을 찍어내는 회사지만 '직원가 혜택' 같은 게 없어 임직원들조차 홈쇼핑을 통해 개별적으로 구입하는데 과거 직원이 이를 비꼬아 매체에 제보했다는 겁니다. 회사 입장이 받아들여진 것인지 문제의 기사는 인터넷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후속 취재나 보도 역시 없었습니다.

억울함을 벗었다면 다행이지만 회사 대응 방식에 구멍이 뚫렸다는 점은 지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정보도 요구나 명예훼손 고발 없이 사안을 조용히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졌으니까요.

이에 대해 담당자는 "아직까지 회사 규모가 작다보니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14위(27일 기준) 치고는 다소 김빠지는 대꾸죠. 심지어 전 직원과 소송전을 불사하며 맞서는 이유에 대해서는 끝까지 함구했습니다. 현재 해당 직원은 해고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진행 중이고 회사는 이에 반소를 청구한 상황입니다.

◆고령화 트렌드 수혜주, 홈쇼핑 편중은 부담

어물쩍 넘겼든 제대로 넘겼든, 마가 지나갔으니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논할 때인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고령화 수혜주라는 점 때문인데요. 국내 홈쇼핑을 넘어 미국시장 연착륙 가능성을 키우면서 상당한 성장 모멘텀을 갖췄다는 평가입니다.

교보증권은 26일 고령화 트렌드에 따른 폐경기 치료제의 잠재적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회사가 특허를 보유한 '에스트로 G(Estro G)'의 안정성과 우수한 효과, 독점적 지위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 진출한 미국시장에서의 기대가 큰데요. 2014년 미국향 수출 규모는 30억원 상당이지만 내년부터는 인지도 상승과 고객사 추가 등에 힘입어 100억원대 매출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판매채널이 홈쇼핑에 편중되면서 수수료 부담이 점점 증가하고 최근 120억원 상당의 건물 매입에 나서는 당초 자금 계획에는 없었던 지출이 발생한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회사는 올해 3분기 광고선전비와 홈쇼핑 지금수수료로 총 189억9600만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87억6700만원에 비해 116.68% 급증한 수치인데요.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34.52%에서 20.66%로 급감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에 서울 사무소 사옥을 취득한 것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일본과 중국 진출을 앞두고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력을 키우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골랐다고 하네요.

회사는 총 120억원을 들여 해당 토지와 건물 지분 66.7%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대비 17.57%에 달하는 거액입니다.

사측은 "이익잉여금에서 자금을 모두 부담해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아직 백수오 관련 제품 말고는 내세울 만한 제품 라인업이 빈약한 상황에서 거액의 부동산 취득이 꼭 필요했는지는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