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하나·외환은행 IT통합 "우려로 그쳤으면…"

김병호 기자 기자  2014.11.27 16:24:15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하나·외환은행의 IT통합이 구체화된 모습을 나타내자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25일 하나금융지주는 IT통합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해 당장 내달에  IT인력을 서울스퀘어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오는 2016년 시행 예정인 '은행계좌이동제'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변화 중인 금융환경에 대한 빠른 대응 및 고객 편의를 위한 노력이라는 '대의'를 전제하고 있다. 

은행계좌이동제는 주거래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바꾸더라도 기존 계좌에 연결된 서비스들이 자동으로 이전되는 등 고객 편의를 기본에 두고 실행되는 제도다.

이런 가운데 외환은행 노조는 은행의 청사진과는 다른 색깔을 고수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26일 하나·외환 통합에 앞선 IT통합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하나지주는 입으로 '대화'를 외치면서 상대 뒤통수를 치는 전형적 이중플레이를 한다"며 "지난 14일 지주회장이 상견례를 무산시킨데 이은 통합작업 강행은 지주와 은행경영진이 과연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의지를 가진 것인지 의심이 든다"고 전했다.

특히나 노조는 IT통합이 2·17 합의서에 대한 명백한 위반행위라며 IT통합에 대한 우려는 이뿐 아니라고 목청을 키웠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IT통합은 작업의 범위와 양을 산정하지 않고, 지주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한 2015년 10월12일 완료일을 기준으로 진행 중"이라고 제언했다.

여기에 또 "무리한 일정에 맞춘 졸속 작업은 물론 이 기간 전산변경이 필요한 일체의 신규 상품과 업무개선이 사실상 중단돼 결국 통합시점에서 퇴보된 시스템으로 출범하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하나은행시스템을 기반으로 외환은행시스템을 흡수하는 방향이 되면서, 외환은행시스템의 장점이 없어지고, 외환은행 고유의 상품과 서비스도 훼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국내경제를 책임지는 금융업의 생존이라는 차원에서 고객유치, 편의성 개선 등 이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얼마나 될까? 현재 노조와의 원활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통합 절차는 물론이거니와 무리 없이 정상적인 업무 진행은 언제까지 가능할까?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속담이 있다.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고, 우려로 그치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러나, 기반이 탄탄해야 견고한 집을 지을 수 있는 만큼 대화와 소통이 순조로운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작업을 다시 한 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