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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7년 만에 용단 "외국인에 끌려가지 않을 것"

3개월 내 자사주 2조원대 매입, 지배구조 이슈 포함 파괴력 배가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1.27 13: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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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7년 만에 2조원대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자 금융투자업계가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개별 기업의 주가방어 차원을 넘어 삼성발(發) 증시랠리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6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보통주 165만주와 우선주 25만주에 대한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했다. 취득 기간은 이달 27일부터 내년 2월26일까지며 보통주는 주당 119만원, 우선주는 91만9000원을 기준으로 취득 규모는 총 2조1933억원 상당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당시 밝혔던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이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급락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중요한 변화라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7% 넘게 치솟고 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을 향후 기업분할 가능성과 연결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제일모직 상장 이후 시장 예상을 뛰어 넘는 지배구조 변화가 생긴다면 결국 삼성전자와 국내증시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을 넓은 의미의 주주환원정책으로 해석하고 있다. 작년에 비해 배당성향 2배에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실적 바닥론을 반영하면 지금 주가는 지나치게 저렴한 수준이고 향후 배당확대 같은 직접적 주주환원정책이 더해질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을 눈에 띄게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사주를 많이 보유할수록 주가 부양 또는 방어가 가능해 투자자에게 이익"이라며 "낮은 밸류에이션과 지배구조 개편과 배당금 상향 같은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 지속 등을 감안하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 자사주 취득이 궁극적인 주가 부양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00년 이후 총 여섯 차례에 걸쳐 자사주 매입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네 번은 1개월가량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했지만 이후 실적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특히 외국인을 중심으로 자사주 취득 기간에 매도세가 이어졌다"며 "외국인투자자들이 진짜 기대하는 주주환원정책은 자사주 취득보다 배당금 증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윤지호 센터장은 "2010년 이전에는 삼성전자가 성장을 이어가던 시기했지만 지금은 시장상황 자체가 변했다"고 반대의견을 내놨다.

윤 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외국인 주주에 맞서 과거 소극적인 대처로 자사주 매입을 추진했다면 최근에는 상당수 대기업들이 적극적인 주가방어 수단으로 자사주 매입을 강행했다"며 "최근 시장에서 강력한 상승 모멘텀으로 증명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