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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죽음에 투쟁 전개' LG유플러스 향해 시민사회단체 한 목소리

실적·콜 수 압박에 내몰린 상담사…특별근로감독 촉구 기자회견

하영인 기자 기자  2014.11.27 13: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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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종사자, 일명 '감정노동자'가 600만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감정노동의 대표 산업으로 꼽히는 콜센터 상담사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도화선은 지난달 전주에 있는 LG유플러스(032640·부회장 이상철) 협력 콜센터에 다니던 이모씨의 안타까운 자살 소식. 이를 계기로 상담사들의 노동인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조합 단체들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와 관련 26일 △민주노총 △진짜사장나와라 운동본부 △청년 유니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등 8곳의 주최로 'LG유플러스 콜센터의 살인적인 불법 노동행위 중단'과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는 애통한 목소리가 종일 울려 펴졌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다산콜센터 지부 등 250여명의 관계자들은 이 자리를 빌어 'LG 콜센터 감정노동자 노동인권 보장'을 외쳤다.

이모씨가 남긴 유서에는 그가 그동안 LG유플러스 콜센터 팀장으로 근무하며 겪었던 애환이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를 보면 영업할당량을 정해놓고 이를 채우지 못할 경우, 수당 없는 야근에 임금까지 삭감하는 등 내부적으로 상담사들의 권리를 짓밟는 사태가 끊임없이 일어났다. 심지어 서비스 해지량이 많은 상담사는 휴무인 토요일에도 강제로 출근해야 했다.

이에 대해 김영아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장은 "같은 콜센터 상담사로서 참담한 마음"이라며 "그가 자살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을지 콜센터 상담사라면 그 고통이 어떤 것인지 피부로 안다"고 일갈했다. 

이어 "'상담사가 남아서 돈 벌려고 늦게까지 일하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하겠느냐, 우린 잘못한 게 없다'는 회사 관계자의 인터뷰를 듣고 화가 났다"며 "노동자가 늦게까지 남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알면서도 뒤집어씌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콜센터 실적은 콜을 많이 받아야 올라가는 만큼 아무도 남아서 일하라고 하지 않지만, LG유플러스 콜센터의 경우는 실적과 콜 수 압박 등을 행사해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먼저 명백히 회사에 그 책임이 있고 기업을 관리·감독하지 못한 고용노동부에도 책임이 있다"며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더해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현재 투쟁 중인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조합원들은 모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며 "원청사인 LG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불법적 노동행위는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시민사회단체들로 결성된 이들은 앞으로도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시행될 수 있도록 1인 시위 등 여러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련의 일들과 관련해서는 안타까운 마음뿐"이라며 "향후 관계 당국의 실태조사에서 나오는 개선사항과 함께 필요한 사항들은 협력업체와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응대했다. 

이와 함께 "고객센터상담사들의 근무환경, 복지 향상 등을 통해 더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