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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 못 보는 전남도 안일한 행정 '빈축'

22개 시군에 벼 이삭도열병 피해 조사 지시…피해조사 시기 놓쳐 증명 '막막'

장철호 기자 기자  2014.11.27 09: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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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라남도의 한치 앞도 못 보는 안이한 행정이 시·군 공무원들의 원성과 함께 애꿎은 농민 피해로 돌아오게 됐다.

27일 전남도에 따르면 농림식품부는 올 여름 집중 발생한 벼 이삭도열병 피해를 사상 처음으로 재해로 인정, 지난 14일 정부가 피해 복구비를 지원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전남도는 이를 근거로 지난 17일 일선 시군에 피해현황 조사 공문을 발송하고 20일까지 보고토록 한 뒤,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재해 인정이 전남도의 건의에서 비롯됐다'고 홍보했다.

전남도는 현재까지 일선 시군으로부터 벼 이삭도열별 피해 상황을 접수하고 있으며, 당초 24일까지 농림식품부에 보고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8개 시군밖에 취합되지 않아 기일을 늦춰 28일 보고 할 예정이다.

문제는 전남도가 벼 이삭도열병 피해가 발생한 8~9월에 전혀 상황파악을 안하다가, 3~4개 시군의 자체 피해상황만을 접수한 뒤 전체 현황파악 없이 업무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벼 수확과 수매가 끝난 상태에서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

전남도 관계자는 "시군에서 건의가 올라와 농식품부에 재해 지정을 건의했다"며 "도열병이 재해로 인정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도 차원의) 피해조사나 조사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남 모 지자체 관계자는 "뒤늦게 피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수확물량이 현저하게 줄었거나, 농약사용량이 많은 것을 증빙 자료로 첨부하고 있다"면서 "모든 지자체들이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식품부와 전남도가 조그만 관심을 갖고, 피해 발생 당시 신속히 대응했더라면 더욱 많은 농가가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농업재해 인정으로 벼 이삭도열병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는 농약대로 ha당 10만원이 지원된다. 농가단위 피해율 50% 이상 농가에는 생계지원비로 91만원, 고등학교 학자금 면제(면지역 기준 52만7000원) 및 농축산경영자금 상환 연기 및 이자 감면 등의 지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농축산경영자금 상환 연기 및 이자 감면은 농가단위 피해율 50% 이상 2년, 30~50% 1년이다.

전남도의 벼 이삭도열병 피해는 영암 4628ha, 나주 4385ha, 고흥 1725ha, 강진군 980ha, 장흥군 939ha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남도의 전체 벼 재배면적 17만ha의 13.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