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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스마트 캠리' 140km/h에도 '고요'

엔진 경량화·효율화 성공…파워· 연비 모두 챙겨

전훈식 기자 기자  2014.11.27 08: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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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토요타 캠리가 '스마트'라는 이름을 얹고 돌아왔다. 풀 체인지가 아닌 외관만 변경됐지만, 시장의 관심이 높다. 더군다나 국내 출시 전부터 저렴한 가격과 높은 내구성은 '캠리의 상품성'을 보다 업그레이드 시켰다. 물론 이번 모델이 '마이너 체인지'라는 한계도 예상되지만, 캠리는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변신을 꾀했다. 
 
캠리가 예전부터 특별한 관심을 끌었던 것은 무엇보다 미국시장에서 인정받은 베스트셀링 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지난 90년대 당시 포드 토러스를 제쳤던 캠리의 뛰어난 내구성은 토요타 브랜드가 출범하지 않은 국내에서도 화제였다.  

캠리는 상당한 상품 가치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는 중이다. 2012년 1월 출시된 7세대 모델은 1년간 총 5687대가 팔리며 한국토요타 실적을 이끌었다.  

탁월한 품질과 신뢰성, 넓은 실내공간과 안락한 승차감으로 지난 30여년간 우아함과 실용성을 겸비한 글로벌 세단으로 평가 받으면서 가장 뛰어난 중형 세단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독일 브랜드가 장악한 국내 시장에서 '첨병' 역할을 묵묵히 해내며 글로벌 브랜드 '토요타'의 위상을 지켜주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캠리의 인기는 조금씩 떨어졌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판매된 캠리의 판매는 불과 1300여대 가량. 시장이 캠리의 변신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토요타는  마이너체인지를 통해 또 하나의 혁신적 모델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가 탄생했다. 

시승코스는 제주 신라호텔을 출발해 박지과물해변과 제주마방목지를 거쳐 다시 신라 호텔로 돌아오는 총 주행거리 120㎞로, 고속도로와 일반도로, 시내 정체 구간 등이 섞인 짧은 도심 거리에서 이뤄졌다.

◆'스페셜리스트 승부수' 역동적이고 강해졌다

스마트 캠리의 첫 인상은 '역동성과 강력함'. 기존 세련된 스타일을 기본 바탕으로 강렬하고 역동적인 스타일과 자신감 넘치는 품격이 가미됐다. 무난한 디자인으로 쉽게 질리지 않아 패밀리 세단으로써 장기적인 만족감이 강점으로 비쳐졌다.

우선 중형 승용 시장에서의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프런트 범퍼와 라디에이터그릴, 바이 LED 헤드램프 및 LED 주간주행등을 적용해 저중심의 와이드한 이미지로 다이내믹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구현했다. 특히 프런트 범퍼에는 아발론과 같은 패밀리 룩이 적용된 '대형 로워 그릴'을 장착해 개성을 중시하는 20~30대 젊은 고객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측면부 역시 차체 길이를 45㎜ 확장해 고급 세단에서 느낄 수 있는 웅장함을 확보했으며, 입제적 주름과 선으로 역동적이고 날렵한 실루엣을 연출했다. 측면부에서 대두되는 17인치 알로이 휠의 경우 10 스포크 알로이 휠로, 각 스포크에 꼬임 효과를 줘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인상을 제공한다.

후면부의 경우 안전감을 선사했던 이전 모델과는 달리, 뉴 리어 범퍼와 콤비네이션 램프로 보다 공격적이면서도 고급스런 이미지를 부여했다. 여기에 리어 가니쉬를 얇게 다듬어 한층 고급스러워 보인다. 다만 콤비네이션 램프의 경우 너무 대형 세단의 분위기가 나면서 자칫 둔해 보일 수도 있다.

한편, 프리미엄 감각을 극대화 시킨 실내 디자인은 차량 곳곳에 포인트를 가미시켜 한껏 기교를 부렸다.

기본적으로 눈과 손이 닿는 곳에는 모두 프리미엄 소프트 재질 마감소재를 채용했으며 전체적으로 넉넉한 공간감과 향상된 편의사양을 제공한다. 대시보드 전면의 꼼꼼한 스티치와 인테리어 곳곳에 적용된 새틴 크롬은 모던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부여한다.

운전석의 경우 각종 조작 장치를 운전자 주위로 배치한 '저중심 수평 T형'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여기에 센터페시아 버튼도 기존 모델보다 두 배 정도 커졌다. 예술성보다는 기능성을 중시했다고 할 수 있지만, 미국시장을 고려한 듯한 디자인이다.

계기판 역시 운전자의 시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첨단 사양을 기본 장착했다. 3차원 옵티트론 계기판 사이의 새로운 4.2인치 멀티 인포메이션 TFT LCD디스플레이가 기본 장착됐고, 디스플레이 화면의 컬러 애니메이션은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표시하고 멀티미디어 시스템과의 소통을 통해 오디오, 내비게이션, 경고, 커뮤니케이션 정보를 보여준다.

시트 역시 안락한 승차감과 탑승객의 몸을 잘 감싸주는 바스켓 구조 요추 받침 장치를 장착했고, 등받이와 엉덩이 받침 길이를 늘려 안락성을 한층 배가 시켰다. 또 운전석은 8웨이(way), 보조석은 4웨이 파워시트가 장착되면서 다양한 체형의 운전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 캠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넓고 쾌적한 실내공간이다. 우선 뒷좌석 가운데 앉는 승객을 위해 뒷좌석 중앙에도 헤드레스트를 설치했으며, 6대 4로 나눠 접을 수도 있어 스노보드나 골프백 등 길이가 긴 화물을 싣기에 용이하다.

◆철두철미 기본기 '패밀리세단의 진수'

스마트 캠리의 주행 성능은 토요타 대표 '패밀리 세단'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출발부터 조금은 묵직함을 보인 캠리는 정숙성이 매우 우수하고, 주행 중에도 엔진음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140km/h에 가까운 고속 주행에도 풍절음은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였다.

이런 높은 수준의 정숙성은 차량 전반에 걸친 수많은 변화 중에서도, 윈도우 및 도어로 들어오는 외부 소음을 차단하도록 개선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이드 미러도 공기흐름을 더 효과적으로 통제하여 흔들림과 소음을 저감하도록 새롭게 디자인됐다. 발밑 카페트도 소음 흡수 효과가 30% 더 높은 소재가 사용됐다.

여기에 4기통 2.5L 엔진이 탑재(가솔린 모델 기준)되면서 최고출력 181마력(6000rpm), 최대토크 23.6㎏·m(4100rpm)의 성능을 갖췄으며 여기에 6단 자동변속기도 장착됐다.

그래서일까. 100㎞ 정속 구간에서 약 12km/L의 실연비로 공인연비(12.8km/L)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기존 엔진 경량화와 효율화에 성공하면서 파워와 연비에서 모두 향상을 이룬 것이다.

높은 캠리의 주행 안정성은 운전자로 하여금 눈이 녹은 노면의 미끄러운 코너링에서도 최대의 엑셀 개방과 코너링 스피드를 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코너 출구에서의 재가속에도 리어타이어의 휠 스핀을 억제하며 쉽사리 속도를 낼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주행 안정성을 자랑했다.

물론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 보조를 맞춰주는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을 채택한 탓일까. 주차시 핸들을 돌릴 때 용이하며 고속 주행 시 핸들을 안정적으로 잡아줬다. 여기에 기존 10개의 에어백이 그래도 장착되면서 높은 안전성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전 모델인 7세대를 통해 상품 가치를 인정받은 캠리는 이젠 마이너체인지 모델인 '스마트 캠리'로 다시 한 번 진화를 이뤄냈다. 과연 진정한 패밀리 세단의 모습을 갖춘 캠리가 어떤 행보를 통해 또 다시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한편, 스마트 캠리 가격은 △2.5 가솔린 XLE 3390만원 △2.5 하이브리드 XLE 4300만원 △V6 3.5가솔린 XLE 433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