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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ING생명 '오렌지 마케팅'이 씁쓸한 이유

이지숙 기자 기자  2014.11.26 17: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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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객들이 그 기업을 떠올렸을 때 '통일된 이미지'가 떠오르게 하기 위해선 꾸준한 마케팅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 기업은 시간과 비용을 끊임없이 투자해야 한다.

최근 ING생명은 최근 향후 고객·상품·판매채널에서 '오렌지'를 사용해 일관성 있게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오렌지'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인 것.

이 보험사 정문국 사장은 이달 초 간담회에서 "모든 보험사들이 상품 출시 때마다 보장에 따른 각기 다른 상품명을 사용해 어느 회사 상품인지 구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ING생명에서 개발되는 차별화된 상품은 모두 '오렌지' 또는 오렌지와 관련된 네이밍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ING생명은 국내 보험회사 '상품 광고'로서는 새롭게 시도되는 티저광고를 시작한다. ING생명에 따르면 이 상품은 복잡한 보장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차별화된 이미지를 '품종이 다른 오렌지'로 내세움으로써 고객의 관심을 먼저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ING생명의 이 같은 '브랜드 이미지 구축'은 일년내내 생명보험 업계에서 논란이 된 '자살보험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ING생명은 지난 8월 자살보험금 미지급에 대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으로부터 경징계인 '기관주의' 조치와 과징금 4억53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후 금감원은  ING생명이 지급하지 않은 자살자 재해사망 특약 보험금에 대해 지급계획을 제출하라고 지시했지만 ING생명은 지급계획 대신 지난 6일 금감원 제재조치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한다며 맞섰다. 이는 미지급 자살보험금 560억원(482건)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자살보험금이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보험사들이 지급에 부정적이 태도를 고수하자 일부 소비자단체는 '불매운동'까지 나선 상태다.

이런 가운데 '오렌지' 마케팅에 뛰어든 ING생명은 이런 논란을 정면돌파할 각오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ING생명의 '오렌지 마케팅'에 대한 발표도 행정소송 계획을 밝힌 이틀 뒤 바로 보도됐다. 

상반기 내내 '자살보험금 논란' 맨 앞에서 홍역을 치룬 만큼 '자살보험금 미지급 보험사' 이미지를 돌파할 '한방'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객과의 신뢰가 제일 중요한 금융사가 논란을 마케팅으로 덮으려는 모습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미 한번 '미운털'이 박힌 만큼 고객과 진심으로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 없이 나선 '오렌지 마케팅'에 고객들이 손을 내밀지도 의문이다.

ING생명의 '자살보험금 행정소송'은 이미 장기전에 돌입했다. 행정소송이 일반적으로 3심까지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ING생명이 제기한 행정소송 결과는 2~3년 정도 걸릴 전망이다.

ING생명이 2~3년간 '오렌지'로 고객 마음을 사로잡는 '주황빛의 풍성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