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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 33년' 변신· 도전역사, 베스트셀링 교과서를 엮다

미국서 '포드' 견제 성공…"獨走 막을 현실가능 카드"

전훈식 기자 기자  2014.11.26 12: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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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토요타가 자랑하는 글로벌 베스트셀링 카 '캠리(Camry)'가 더욱 스마트해진 능력을 내세워 국내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30년이 넘는 역사'와 함께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으로 무장한 캠리는 어찌 보면 힘든 한해를 보낸 한국토요타에 있어 그간의 부진을 씻어줄 해결사다. 수입차 시장을 장악한 '독일 아성(牙城)'에 다시 한 번 꺼내든 무기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지난 1970년대 발생한 오일쇼크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 연료를 아낄 수 있는 엔진과 전륜구동이라는 과제를 던졌다. 일찍이 경제적인 전륜구동차 타셀(Tercel)을 선보인 바 있던 토요타는 이를 계기로 수출용 고급 전륜구동 중형차인 '캠리(camry)'를 만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렇게 제작된 캠리는 미국 첫 출시(1983년) 이후 우수한 품질과 실용성을 인정받아 지난 30여년간 전 세계 160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세단으로 자리 잡았다.

자타공인 완벽에 가까운 캠리가 1세대 이후 지나온 발자취와 더욱 상품력이 강해진 스마트 캠리를 집중 분석했다.

◆토요타 주력상품 '진화 상징' 거듭

지난 1982년 3월 토요타의 세계적 전략상품으로 데뷔한 캠리는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륜구동 승용차의 실질적 1세대라는 추앙을 받을 정도의 인기를 누렸다. 실제 1985년까지 총 12만8000대가 팔리면서 주력상품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당시 디자인 트렌드였던 각진 세단과 5도어 해치백 두 가지 형태로 선보인 차체는 일본 소형차 크기에 불과했지만, 아직까지 이어지는 특유의 넓은 느낌은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1986년 등장한 2세대 캠리는 빠르게 성장했으며, 1988년 추가된 DOHC 4밸브 V6 엔진은 판매 확대의 결정적 무기가 됐다. 또 그해 컨터키 주에 신설한 공장라인에서 마침내 '메이드 인(made in) USA' 캠리가 등장해 1988년 22만5000대, 1990년 28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다만 당시 미국 세단 트렌드는 한층 더 큰 몸집과 V6 엔진을 얹은 차. 이 때문에 미국 빅3 중형차와 비교해 소형에 불과하던 캠리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장비가 충실한 차를 원하는 서민들에게 초점이 쏠리면서 '판매 한계점'에 도달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 3세대 모델이 1992년 북미에 모습을 드러냈다. 덩치는 미국 중형 세단만큼 키웠고, 직렬4기통 2.2L 엔진 외에 V6 3.0L도 장착했다.

한층 진화된 3세대 캠리는 1996년 35만7000대를 판매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고, 마침내 1997년 당시 '끝판왕' 토러스(포드)를 따돌리면서 전미 승용차 판매대수에 있어 왕좌에 올랐다.

이후 등장한 4세대(1996~2001년)와 5세대(2001~2006년) 모델은 편안함과 실용성에서 한 단계 더 발전을 거듭, 무려 미국시장 '4년 연속 베스트셀러'의 영광을 누렸다. 뿐만 아니라 매년 글로벌시장에서 60만대가 판매되면서 '토요타 주력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캠리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06년 3월 북미지역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6세대는 일반 엔진과 하이브리드 엔진 두 가지 모델을 출시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처럼 세대를 거듭할수록 과감한 혁신을 꾀하던 캠리는 2007년 미국에서 '47만3000대'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고, 2008년 말에는 누적 판매 1200만대를 기록해 코롤라와 하이럭스에 이어 '세 번째 1000만대 판매 돌파'의 쾌거를 올렸다.

한편, 7세대 모델은 차량 전체적 측면에서 운전자와 탑승자를 세심하게 배려한 103가지의 디테일을 포함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2494cc 직렬 4기통에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한 가솔린 모델은 경량화와 효율화에 성공하면서 파워와 연비에서 모두 월등한 성능을 자랑했다.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새롭게 개발한 2.5L 엔진과 소형 경량화한 신개발 파워컨트롤 유닛, 배터리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최적화된 조합을 이끌어내면서 강력한 가속과 놀랄 만한 연비성능을 뽐냈다.

◆'풀체인지' 스마트 캠리, 기존 명성에 도전장

지난 4월 뉴욕 오토쇼에서 처음 선보인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이하 스마트 캠리)'는 제작 과정에서 무려 2000개가 넘는 부품을 바꾸거나 재설계해 그 어느 때보다 가장 과감한 변신을 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완전히 새로워진 디자인은 '기존 캠리에 대한 도전장'이었다. 다이내믹한 외관은 강렬하고 역동적인 스타일과 자신감 넘치는 자세로 경쟁차를 압도했으며, 동급 유일하게 상향등과 하향등 모두 고사양의 LED를 탑재했다.

여기에 역대 캠리 중 가장 뛰어난 핸들링과 승차감도 화제다. 첨단소재와 기술을 적용해 가벼우며 고강도 차체로 핸들링도 개선됐다. 더불어 고장력 강판과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차체는 더욱 가벼워지고 강성은 증대됐다.

뿐만 아니라 열가공 차체 패널과 고강도 알루미늄 재질을 이용해 날렵한 경량 디자인을 실현했으며, 한층 과감해진 차체 곡선 아래로 도어 프레임 주위에 스팟 용접 부위를 늘려 차체 강성도 크게 강화했다.

또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듀얼 링크 스트럿 방식의 서스펜션을 새롭게 튜닝해 강화된 차체 강성은 물론 더욱 민첩한 핸들링을 통한 조종 안정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 향상된 NVH(Noise·vibration·harshness)는 거의 렉서스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파워트레인은 이미 뛰어난 정숙성을 자랑하는 만큼 엔지니어팀은 바람과 도로면 소음을 줄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윈도우 및 도어로 들어오는 외부 소음을 완벽히 차단하도록 개선했으며 사이드 미러도 공기흐름을 효과적으로 통제해 흔들림과 소음을 저감하도록 새롭게 디자인됐다. 발 밑 카페트도 소음 흡수 효과가 30% 더 높은 소재가 사용됐다.

한국 토요타 관계자는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는 단순히 차량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대화에 방해되는 음역대의 소음을 집중해서 걸러내는 데 초점을 둬 더욱 정숙한 실내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존 7세대 캠리에서 보여준 '동급 최고인 10개의 에어백'을 통해 국내에서 호평을 받았던 사양들이 그대로 기본 장착되면서 탑승자 편의와 안전에 대한 '토요타 캠리 고집'을 보여줬다.

또 출시 가격 역시 △2.5 가솔린 XLE 3390만원 △2.5 하이브리드 XLE 4300만원 △V6 3.5가솔린 XLE 4330만원으로 책정했다. 풀모델 체인지에 버금가는 변화에도 풀모델 체인지 7세대 출시가격과 동일하게 제시해 높은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

이런 이유로 이번 스마트 캠리가 기존 명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내시장 판도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