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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삼성 빅딜, 龍尾와 蛇頭 관계?

삼성테크윈 K-9사업 시너지 기대 "매물 제대로 찾았다"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1.26 10: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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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화그룹의 삼성테크윈 인수 추진에 대해 금융투자업계가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반면 '삼성 프리미엄'을 잃게 된 해당 계열사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한화그룹이 방산과 석유화학을 근간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테크윈을 비롯한 이들 계열사들을 그룹 핵심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가능성이 높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빅딜에 대해 '용꼬리보다 뱀머리가 되는 게 낫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고폭탄과 K-21 등 기존 방산제품 제조기술을 포함해 삼성테크윈의 K-9사업도 함께 추진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삼성 프리미엄'이 사라져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한화가 방산부문을 집중 육성한다면 긍정적 측면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건은 삼성테크윈 소속 고급인력들이 한화에 고스란히 흡수될지 여부다. 회사의 수준 높은 항공기 엔진 제조기술은 고급인력 수급이 밑바탕에 있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삼성테크윈이 제너럴 일렉트로닉스(GE)와 30년간 P&W의 항공기 엔진 라이선스를 가져가는데 한화가 항공기 엔진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존 고급인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이번 매각 추진이 한화의 방산사업 시너지에 '날개'가 될 것이라는 평에는 이견이 없다. 한화가 삼성탈레스 지분 50% 추가 인수를 통해 합병 또는 자회사 편입 방식으로 방산부문을 집중적으로 키울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두산DST의 장갑차, 다연장 로켓발사시스템(MLRS) 사업을 삼성의 K-9 자주포 사업에 합병해 지상무기를 통합한다면 독보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여기에 삼성테크윈의 항공기 엔진부문과 한화의 미사일, 무인기 등 항공방산 부문이 합쳐질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화가 이미 천무사업과 정밀유도무기체계 같은 방위산업을 주력으로 하고 화약제조 사업부 매출액이 지난해 1조2000억원에 달한다"며 "장갑차, 군용엔진까지 사업영역 확장을 원하는 한화는 매물을 제대로 고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수 가격을 2조원대로 한정하기에는 지나치게 저렴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확한 인수금액과 범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판단은 어렵다는 얘기다.

권 연구원은 "삼성테크윈 지분 32.4%와 삼성종합화학 지분 전량 인수를 가정하면 2조원을 훨씬 넘는다"며 "여기에 삼성테크윈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대가 예상돼 향후 인수범위와 가격 수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등 계열사 4곳을 2조원대에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테크윈은 삼성탈레스(50%)와 삼성종합화학(22.7%), 항공우주산업(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 주체로는 한화S&C가 거론되고 있으며 향후 지주회사인 (주)한화에 합병될 가능성이 높아 김승연 회장 이후 후계구도의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