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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 회장 "윤종규표 전략보다 중요한 건…"

취임 첫 기자간담회 갖고 그룹 당면과제 허심탄회 설명

나원재 기자 기자  2014.11.25 16: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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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스스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과분하게도 우리 직원들과 시장은 끊임없는 기대와 성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고객들도 KB에 대해 잘 될 것이란 기대감을 표명해줘 상당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끼지만,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1일 3년 임기의 시작을 알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은행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룹이 당면한 과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입장을 밝혔다.

간단한 모두발언 이후 질의응답 시간으로 바로 이어진 이날 자리에서 윤 회장은 △LIG손해보험 인수 △은행·보험·증권 등 주요 사업과의 시너지 △은행장 겸임 △윤종규표 전략 △영업점 축소 및 통폐합 등 취임 후 행보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최대한 자세히 말을 이었다.

우선 윤 회장은 LIG손보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전했다.

그는 "최종 결정은 금융위원회가 승인하기 때문에 금융위원회가 걱정하지 않을 설명과 여러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현재 협상에서 개선하거나 미진한 부분은 보완 중이며, 노력은 지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회장은 전임 회장단과 그룹 임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역사와 전통은 이어가고, 인사개편 안은 현장의 소리를 추가로 수렴하되, 영업 집중도 저하를 막는데 초점을 두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그는 "모든 의사 결정은 제 판단 하에 하기 때문에 무조건 승계는 아니겠지만, 이미 검토가 돼 합리적이고 도움이 된다는 것은 승계하고 이어가겠다"며 "과거 '원샷 인사'에 대한 필요성도 나왔지만, 올해는 상황을 봐서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기 중 통합 사옥에 대한 얘기도 시일 상 불가능하지만, 첫 삽을 떴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더하면서 'IT거버넌스'에 대해 절대적인 정보공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에 더해 윤 회장은 "최종 IBM 메인 프레임 시스템은 가격 등 효율성 면에서 좋았기 때문에 이사회에서도 공감했고, 개인적으로도 동의한다"며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천천히 시간을 두고 풀어가겠다"고 제언했다.

다만 민감한 사안인 은행장 겸임에 대한 내용에는 단호했다. 겸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윤 회장은 "우리 그룹이 리딩 파이낸스로 복귀를 한다면 은행 경쟁력 회복과 고객 신뢰가 절대적"이라며 "어느 정도 은행이 정상적으로 후배들한테 돌아가고, 큰 문제없이 회복됐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할(내려놓을)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경쟁력이 있는 부분은 더 강하게 진행하고, 성장 여력이 있는 부분은 인력과 자원을 집중해 키우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이런 만큼 지배구조개선안 등 향후 과제도 윤 회장에겐 중요하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현재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고, 컨설팅업체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사외이사 선임과 평가, 기간 연장에 관한 부분과 CEO 후계 육성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첨언했다.

한편, 윤 회장은 소위 '윤종규표 전략'보다 'KB 자체 경쟁력 회복과 지속성'에 집중하겠다는 속내도 보였다.

윤 회장은 "KB국민은행이 앞으로 어떻게 금융시장에서 리딩 뱅크로, 리딩 그룹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냐가 관심의 초점이지, 윤종규표는 중요치 않다"며 "모든 게 이를 위한 수단일 뿐이지, 거기에 윤종규 만의 색이 있고, 없고는 관심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오히려 KB가 어떻게 바뀌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더불어 점포 축소와 통폐합에 대해서는 "고객 구성이나 여러 측면에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운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은 가능한 통폐합도 열어뒀다"면서도 "하지만, 인위적으로 하진 않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어느 게 최선인가에 집중하겠다"고 이해시켰다.

재무 전문가로 과거 대비 현재 KB 수익성을 '반타적'이라고 평가한 그는 "분발해야 한다"는 임직원들을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