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전지현의 호텔프리즘] '나눔 정신' 담긴 한국 문화 '김장' 한마당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제1회 김장담그는 날' 성황리 개최

전지현 기자 기자  2014.11.24 16:13:0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한국 고유문화인 김장. 김치를 즐겨먹는 한국인들은 대개 늦가을에 기온이 내려가면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많은 양의 김치를 한 번에 담급니다. 겨우내, 혹은 초봄까지 미리 먹을 양을 담그기에 가까운 친지나 이웃 간에 서로 중복되지 않도록 날을 맞춰 품앗이로 서로의 힘을 나누죠.

지난해 12월, 유네스코는 다함께 김치를 담그고 나눠먹는 '나눔 정신'을 높게 평가해 우리네 '김장'문화를 인류무형유산에 등재했죠. 이런 까닭인지 올해는 유난히 기업들의 김장행사가 많은데요. 김장 알리기와 함께 완성된 김치를 소외된 이웃에 전달함으로써 따뜻한 온정을 나누는 풍습도 느끼고 사회 구성원들끼리 한민족으로써 유대감을 갖게 합니다.

지난 22일, 아차산을 배경으로 한강이 내다보이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명월관 가든에서도 이 기쁨의 장이 한바탕 펼쳐졌는데요. 한국의 김치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제1회 김장 담그는 날' 행사가 바로 그것이었죠.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SK그룹 최종현 선대 회장이 전 세계에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는 김치를 알리고자 하는 강한의지로 지난 1989년 '수펙스(SUPEX) 명품 김치'를 탄생시켰습니다. 호텔업계 최초로 내부에 김치연구소까지 설립하며 맛과 영양에 대한 연구를 거듭한 끝에 선보인 이 김치는 대통령 해외순방 때 필수로 동행하는 품목이라고 해서 '대통령 김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명세를 띠고 있는데요.

이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한식 세계화의 대명사로서 글로벌 정상 회의의 한식 케이터링을 비롯해 국내외 다양한 한식 관련 행사를 통해 한식을 알려온 바 있습니다.

호텔 내 두 곳의 한식당(온달/명월관) 및 수펙스(SUPEX) 김치연구소, 워커힐 R&D센터 등을 운영하며 한식 문화 발전을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하고 있죠.

이런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의 행보가 한발짝 더 나아가 이번에는 우리 고유문화인 '김장 문화'를 알리고자 처음으로 '김장 담그기'까지 나섰습니다.

주한 벨기에 대사부인과 서울국제여성협회(SIWA) 이사, 광진구 다문화 가족 10팀, 연세대 어학당 및 건국대 교환학생 등 70여명이 참가한 이 행사는 김치 명인 이선희 조리장과 함께 김장 문화를 즐기고 한국 김치를 직접 체험하는 자리였죠.

중국인 엄마 손을 붙들고 어리둥절해 하던 8살, 11살 형제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채를 썰고 양념을 배추 속에 켜켜이 넣는 사이 어느덧 김장 고수가 됐습니다. 한국에 온지 7년이 됐다는 한 중국인 주부는 곳곳에 위치한 한국 참가자들보다 빠른 손길로 김치 양념을 버무리다 이내 "아니 한국 사람이 중국 사람보다 김치를 왜 더 잘못담가요"라며 장난어린 핀잔도 주더군요.

채를 썬 무가 행사장 가운데 놓인 탁자에 옮겨진 뒤, 이선희 조리장의 설명에 맞춰 고춧가루가 넣어지고 굴이 더해지며 배와 설탕, 육수 등 수펙스만의 비법이 고스란히 한데 뭉쳐집니다. 참가자들이 힘을 합쳐 양념을 버무리는 사이 빨간 국물이 온몸에 번지지만 그들의 얼굴은 싱글벙글만이 가득합니다.

김치 속 재료부터 넣기까지 이날 담근 김치량만 해도 총 1톤. 2시간동안 펼쳐진 마라톤 같은 행사에 지칠법 하지만 김치 담그기가 끝난 후에도 '쉐라톤 워커힐의 동네잔치'는 계속 이어집니다.

호텔 조리장이 직접 만든 설렁탕과 수육, 김치전, 녹두전, 막걸리 등 김장 날에 즐겨먹는 대표 먹거리가 테이블 마다 옮겨지고 참가자들이 김치의 맛과 정을 나누는 온정의 장을 펼쳐진 것이죠. 특히 이날 담근 김치 중 500kg은 광진노인종합복지관과 자양종합사회복지관으로 전달돼 김장담그기의 훈훈한 정을 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