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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준금리 기습 인하, 국내시장 영향은?

한국은행 정책금리 조정 가능성, 코스피·대형주 주목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1.23 15: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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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엔저 우려로 지지부진했던 국내증시에 중국의 기습적인 금리인하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중국의 행보는 최근 일본의 엔저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환율전쟁의 신호탄이자 자국 경기부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은 1년 만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각각 40bp, 25bp씩 인하해 5.60%, 2.75%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이 기준금리 조정에 나선 것은 2012년 7월 이후 28개월 만이다.

특히 대출금리 인하폭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경기와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금리인하로 잦아들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지난 주말 뉴욕과 유럽주요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중국과 국내경기의 연관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2012년 6월과 7월 인민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섰고 한국은행도 같은 해 7월과 10월 정책금리를 낮춘 바 있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거의 3년여 만에 시행된 정책이고 인하폭도 크다"며 "중국의 금리인하가 원자재 가격과 국내 시크리컬 업종(cyclical stock) 주가의 반등 모멘텀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시크리컬 업종은 경기변동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섹터들로 자동차와 철강금속, 정유, 조선, 건설, 화학 등이 이에 속한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중국 체감경기 개선과 국내 금리인하 기대가 맞물려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업종, 규모별로 차별화될 전망이다. 중국이 금리인하를 처음 결정했던 2012년 6월 코스피는 0.6%, 코스닥은 3.7% 올라 코스닥 상승률이 더 높았다. 낙폭이 컸던 코스닥과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한 셈이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중국과 한국이 동시에 금리인하를 단행했을 때는 코스피와 대형주가 강하게 상승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과 한국이 동시에 금리를 낮췄을 경우에는 중소형주보다 경기와 유동성 확장 기대가 큰 대형주, 코스피 수익률이 더 높다"며 "최근 대형주의 주가 하락폭이 더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을 중심으로 국내증시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교역량 증가로 수혜가 예상되는 운송업종과 반도체, 장비 등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업종이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원자재와 전통적인 중국 관련주인 비철금속, 정유, 화장품 등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중국 역시 통화정책에 손을 댄 상황에서 글로벌 환율경쟁은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원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수출경기도 추가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추가 약세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절하폭이 관건"이라며 "경쟁국에 비해 약세 정도가 미미하면 수출경기가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또 "내달 글로벌 환율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며 "4일 ECB 통화정책회의를 시작으로 일본 조기총선과 16~17일 열리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에 따라 환율이 더욱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