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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107] 예술로 치유하는 영혼조각사 '이윰액츠'

대한민국 새로운 오피스 문화 주도…참된 자화상 찾기

하영인 기자 기자  2014.11.20 16: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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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예술가는 특히 기본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죠. 본인도 몰랐던 자신의 내면을 깨닫는 그 순간이 어찌나 신비롭고 황홀한지 몰라요. 저는 이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 행복을 느끼곤 해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자기발견은 사회변화의 핵심입니다." 

끊임없는 경쟁을 조장하는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한 한국사회. 이 속에서도 누군가의 세상은 메마르고 각박하게 돌아간다. 본인이 원하는 것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삶에 치여 자존감을 잃고 지쳐가는 영혼들. 다른 누가 아닌 우리 주변, 가족 혹은 '나'의 모습일 것이다.

이런 이들을 보듬고자 참된 자화상을 통해 너와 나 그리고 우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민 예술가들이 있으니, 바로 이윰액츠(대표 이유미)다. 예술가와 창조적인 치유의 만남. 그 이색적인 조합에 호기심을 품고 1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둥지를 튼 이윰액츠를 찾았다.

◆사명감·열정·사람사랑 바탕 

이유미 이윰액츠 대표는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예술가로 공동체에서 40여명의 인재들을 길러내는데 몰두했었다. 

20대의 그는 예술가 '이윰'으로 활동했다. 본연의 얼굴, 자화상을 찾는 수많은 △퍼포먼스 △전시회 △공연 등을 진행했고 '100인의 예술가전'에서 최연소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다 30대에 접어들어 공동체와 함께하는 영혼의 조각가로서 진면모를 찾았다. 라이프트리라는 문화예술 공동체와 창작학교를 설립·운영하면서부터다. 

14년간 학교와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이 대표는 인내와 사랑, 창조성 등이 필요함을 알게 됐다. 그러다가 2011년 무렵 소셜벤쳐 아시아 대회(SVCA)에서 2위 입상했고, 이를 바탕으로 2012년 이윰액츠를 설립했다. 

예술이나 교육, 치유 분야를 전공했던 창작학교 청년들은 현재 예술 강사로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이윰액츠는 예술교육팀장과 강사진 7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각자 뚜렷한 개성을 자랑하지만 공통되는 성향이 있다. 바로 사명감과 열정,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이 대표는 "예술가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내면의 통찰력, 영감, 상상력"이라며 "이를 활용, 예술가들에게 이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예술기업이 창조경제를 이끄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무엇보다 홀로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생하고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인부터 지역사회까지" 객체 특성 고려한 맞춤 프로젝트

이윰액츠는 △청소년 △장년 △가족 △단체 △지역사회 등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는 폭넓은 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다. 소소한 교육사업과 큰 그림의 사업을 병행함으로써 경제적 가치를 실현 중이다. 

주요사업 영역은 크게 3단계 △아트케어 프로그램 △워크숍·세미나·랩 △사회공헌프로젝트로 나뉜다. 이 가운데 소규모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아트케어 프로그램'은 참된 나를 찾는 시간이다. 

대표적으로 이에 속하는 '페이스 아트'는 창조적인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본인을 앎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것이다.

특히 이윰액츠가 개발한 '창의인성 발견 페이스 아트'는 교육부 공모전을 통해 인성교육프로그램으로 정식 인증받았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예술과 치유를 교육에 담아 교과학습에 예술기법을 적용, 사춘기 학생들이 자아정체성을 형성해 꿈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밖에도 가장 범위가 큰 '사회공헌 프로젝트' 사례로는 수유재래시장 아트 프로젝트 '흥정'을 들 수 있다. 대형마트가 들어서며 설 곳을 잃어가는 전통시장에 힘든 상인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요청받은 이윰액츠는 힐링프로그램을 구상, 상인과 지역민들을 위한 힐링아트프로그램과 찾아가는 클래식 콘서트를 열었다. 

"정육점, 과일가게, 생선가게 아저씨 등 모두 상인이 아닌 한 사람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보냈어요. 공부하고 싶던 꿈, 사회복지를 실현하고 싶었던 꿈을 가진 분들의 경우 마을도서관장을 하는 등 각자의 자리에서 꿈을 실천하는 멋진 분들이셨죠."

흥정 프로젝트 결과 수유재래시장의 '문화 브랜딩' 효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 사회공헌 프로젝트는 이처럼 지역사회나 조금 더 큰 문화로서 사회혁신을 꾀하는 활동이다.

◆기업가 정신 '진정성' 필요…사회 바꾸는 힘

이윰액츠에서 주력하는 또 하나의 사업, '워크숍·세미나·랩' 분야는 주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나의 조직·단체에서 관계 소통이나 △조직 활성화 △협업 △상생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기업의 니즈를 수렴하고 이에 적합한 아이템들을 만들어 주거나 상호 간에 케어 프로그램, 콘서트 등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삶의 활기를 전달해주는 것이다. 

실제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직원들을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던 한 기업 이사는, 서로서로 알아가는 이 행사를 통해 직원들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몇 달이라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인재마다 가진 리더십, 성향을 찾아 그간 능력 발휘하기 어려웠던 구조를 개선, 배치를 통해 업무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이윰액츠는 서울시청 총무과에서 직원들의 상호소통과 나눔, 문화적 누림을 위한 '누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의 '함께하는 시정'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이윰액츠는 뜻을 모아 같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아티스트들과 '소셜 큐레이팅'해 업무공간에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작은 행복과 쉼을 누릴 수 있도록 변화를 줬다.

이 외에도 사무실에서 '누림 콘서트'를 공연, 직원들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대표는 "서울시청을 비롯해 더 많은 업무공간, 더 나아가 대한민국 오피스 문화가 새롭게 변화하길 바란다"며 "누림 문화가 필요한 곳 어디든 다가가 우리가 함께하고 싶다"고 제언했다.

특히 인터뷰 말미 그는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며 "이를 견고하게 다져야 끝까지 갈 수 있고, 이 시대에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