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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추운날씨 속 습진, 허열부터 잡아야

김세윤 우보한의원 압구정점 원장 기자  2014.11.20 14: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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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습진은 가려움증, 홍반, 진물 등을 동반하는 피부질환이다. 보통 덥고 습한 여름철 땀까지 많이 나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고 건조해진 기후에서 오히려 습진이 더 심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실제로 가을이나 겨울철 의료기관을 찾는 습진환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이들에겐 몇 가지 공통된 임상적 특징이 있다. 우선 겨울철에도 쉽게 갈증을 느끼며 입술을 비롯해 피부표면 곳곳이 건조하다.

또 본인은 가슴이 답답하고 속에서 열이 난다고 호소하지만 막상 표피온도는 차갑고 손발과 배도 냉한 경우가 많다. 혀에 백태가 많이 끼고 두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은 사실 전형적으로 허열(虛熱)로 인한 결과다.

허열이란 허증으로 인해 기혈이 부족해지면서 생기는 인체의 열이며 인체의 항온성과 체온균형을 무너트리는 한의학의 병리적 원인이다. 일종의 '가짜 열'이다.

이 때문에 허열은 심각한 열증이나 고온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대신 수년간 미열이 체내에 적채되면서 혈맥을 마르게 하고 기혈순환과 장부기능에도 장애를 초래한다.

그 결과 피부면역력이 저하될 뿐 아니라 재생기능마저 떨어져 외부자극에 의해 쉽게 피부표면이 무르고 염증이 생긴다. 특히 허열로 보습기능은 약해지고 피부표면의 지질이 감소해 건성습진으로까지 악화되기 쉽다. 습진환자들이 몸에서 열이 난다고 말하면서도 실상 피부가 차갑고 가려운 것은 이러한 이유다.

허열성 습진이 생긴 원인은 평소 생활습관과 연관이 깊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수면부족, 만성피로 등이 지속되면서 섭생이 불량해져 오장육부의 기능에도 악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화기의 흡수능력은 떨어지고 원기를 담당하는 장기마저 약화돼 스테미너와 방어체력(면역력, 자연치유능력, 스트레스 저항력 등을 포괄한 개념) 전반이 부실해진다. 과거 조상들이나 봄이나 가을 환절기에 허증을 예방하기 보(補)약을 섭취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습진환자는 피부병변에 대한 치료와 관리만으로는 호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습진의 원인이 생활습관과 내과적 문제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규칙한 생활습관부터 개선해야 한다.

식사는 하루 삼시세끼를 챙겨 먹어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보통 5대 필수영양소에 맞춰 식단을 짜고 채식과 항산화작용을 돕는 발효음식을 권장한다.

붉은색 육류는 성인의 경우 주1회 정도만 섭취해도 충분하다. 오히려 과도한 단백질과 지방은 과산화지질을 생성시켜 피부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기름에 튀긴 음식도 마찬가지다.

또 수면의 양과 질도 중요하다. 천인상응(사계절에 따른 음양오행의 변화)에 따르면 가을과 겨울은 일찍 잠자리에 들고 대기의 한기가 가신 후 일어날 것을 권하고 있다. 실제 축시(새벽 1~3시)는 간경이 강화되는 시간으로 양기를 축적하는 시간이라고 했는데 현대에서도 이 시간은 면역력이 집중되는 때다.

또 뇌의 송과체(내분비기관)의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도 활성화된다. 이 기간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최소 밤 12시 전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이 밖에 규칙적인 운동과 피로누적 예방차원의 휴식활동도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요소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별다른 효과가 없다면 인체 내부기능에 이미 후천적 장애가 생긴 것을 의심해야 한다. 의료기관을 방문해 전문의나 한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와 처방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세윤 우보한의원 압구정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