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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아이폰6 64GB' 품귀 속 번호이동 가입자 '편애'

공급물량 소량에 소비자 발동동…아이폰6 128GB 예약도 안받아

최민지 기자 기자  2014.11.20 15: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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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이폰6 64GB를 찾는 손님들이 많은데 들어오는 물량은 소량이고 그마저도 언제 들어올지 예측도 못해요. 기존 예약 고객님도 3주는 기다려야 하는데 고객님은 번호이동이라 기기변경 가입자보다 더 빨리 받을 수 있으니 예약부터 하세요."

'아이폰6' 구매를 위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돌아다닌 서울 곳곳 이통사 대리점에서는 64GB·128GB 모델의 품귀현상에 대해 입을 모았다. 그러나 기기변경이 아닌 번호이동이라고 말하는 순간 "더 빨리 받을 수 있다"는 솔깃한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3주나 기다려야 한다는 이 대리점 직원의 말과 달리 다음 날 아이폰6 64GB가 입고됐다는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이는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 때 대리점 및 판매점 마진이 더 높은 점과 경쟁사 가입자를 뺏어와 고객 수를 높이려는 이통사 정책이 맞물린 탓이다. 

◆아이폰6 찔끔 공급… 기존 가입자만 울상

애플의 물량조절 정책에 따라 아이폰6는 소량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저용량인 아이폰6 16GB보다 64·128GB 모델의 공급 물량은 높은 소비자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부 대리점은 예약가입조차 거부해야 하는 지경이었으며, 대부분 대리점에서는 기본 3주 이상은 기다리라는 말을 약속이나 한 듯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나, 번호이동으로 아이폰6를 구입하는 경우는 사뭇 달랐다. 아이폰6 64GB 예약가입을 위해 이동통신3사 직영 대리점을 방문한 결과 대부분 대리점에서 번호이동 때 기기변경 가입자보다 더 빨리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서울의 한 SK텔레콤 직영 대리점 직원은 "온라인 예약가입 고객도 아직 남은 상태인데다 68GB 모델을 구매하려는 손님이 너무 많아 3주는 기다려야 한다"며 "번호이동일 때는 기기변경 고객보다 더 빨리 연락이 가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음 날 이 대리점 직원으로부터 소량입고된 68GB 모델의 개통 가능 여부에 대한 확인 전화가 걸려왔다. 기존에 예약가입을 신청한 기기변경 고객보다 추후에 예약한 번호이동 고객을 먼저 유치하려는 것으로 3주나 기다려야 한다는 아이폰6 64GB를 예약가입 하루만에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와 관련 이통업계 관계자는 "기기변경보다 번호이동 가입자를 선호하는 것은 아이폰6 예약가입 때도 같다"며 "마진 측면에서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는 기기변경보다 약 15만원 더 이득이며, 이통사도 경쟁사 가입자를 뺏어와 가입자 수 늘리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원칙대로 예약 순서에 따라 아이폰6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용량 커질수록 아이폰6 구입 '별따기' 

아이폰6는 16GB를 제외한 64GB와 128GB를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동통신 유통점에서도 128GB 모델은 예약조차 받지 않는 곳들이 많았고, 언락폰 판매처에서는 품절현상이 이어졌다.

서울의 KT 대리점 직원은 KT 대리점 직원은 "128GB뿐 아니라 64GB 역시 직영 대리점 자체에서도 구할 수가 없다"며 "물량 자체가 없기 때문에 예약해도 한 달 이상 걸려 예약자체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LG유플러스 대리점 직원 또한 "예약가입 서류뭉치가 몇 장이 되는 지 모르겠다"며 "128GB은 구할 수도 없어 예약도 못 받고 있는데, 64GB는 오늘 저녁에 소량 입고될 수도 있다는 말이 있으니 일단 예약부터 하라"고 권했다.

언락폰 아이폰6 구입은 이통사를 통해 구매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언락폰은 특정 국가나 통신사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다. 유심카드만 옮기면 사용 가능하고 이통사 약정제도와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다.

언락폰을 판매하는 프리스비 매장에 문의한 결과 아이폰6 64·128GB는 전국 품절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여기에 서울의 한 에이샵 직원은 "매장에 남아있는 제품은 아이폰6 플러스 16GB 단 한 대뿐"이라며 "다른 제품은 전체 품절이며, 애플스토어에 신청해도 한 달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재고물량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16GB 모델이 많고 다른 모델은 부족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용량이 커질수록 소량 공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을 더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통사 공시 지원금 지급 상황을 통해서도 유추 가능하다. 아이폰6 전체 모델 중 16GB 모델만 최근 지원금이 상향 조정됐다. 64·128GB 모델은 기존 지원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아이폰6 대란 때도 16GB 모델에 대해 과다 보조금이 지급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