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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디지털 헬스 강화, 플랫폼 경쟁 '성동격서'

임혜현 기자 기자  2014.11.19 16: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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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너무 풍성한 휴대전화 라인업에 다이어트를 단행한다. 안 되는 플랫폼은 과감히 정리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연이어 상황 돌파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디지털 헬스 등 새로운 개념에 대한 정보도 쏟아진다. 그런데 이는 결국 플랫폼과 관련한 의미 있는 소식의 편린들로 연결지어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판매 정체 상황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ICT(정보통신기술) 최종 승자 자리를 장악하기 위한 구상으로 플랫폼 전선의 다양화에 열의를 보인다는 징표로도 읽힌다.

삼성의 모바일 디바이스는 애플과의 경쟁 그리고 샤오미 등 후발주자의 추격으로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3분기 보고서를 통해 IMT 부문 사업현황을 설명하며 "B2B는 물론, 모바일 헬스분야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17일(이하 각 현지시간)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미국에서 열린 투자자포럼에서 "자원, 모델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2015년에는 2014년 대비 모델 수를 1/3이나 1/4 줄이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콘텐츠 플랫폼인 '삼성허브' 서비스에도 손을 대 경쟁력이 없는 일부 서비스 중단 등 재편작업 도마질을 단행했다. 이런 찬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디지털 헬스 플랫폼 관련 기류는 반대 상황을 가리키고 있다.

뚜렷한 선점자 없는 영역 '정보집중 중요' 교훈 살려 도전

더 이상 풍성하고 촘촘한 라인업을 내세우면 패밀리 제품군 중 뭐라도 팔릴 것을 자신할 수 있던 시대가 갔으며, 풍성한 콘텐츠 확보 능력을 자신하기 어려운 상항에서 플랫폼 관련 공세를 펴는 것도 소모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디바이스와 플랫폼 경쟁에서 아직 선점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곳을 교두보 삼아 돌파를 할 필요성이 높다는 점이 관건이다.

이런 영역에 가장 부합하는 부분이 디지털 헬스 플랫폼 내지 스마트홈이기 때문인 것으로 삼성 행보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아직 일반론으로 보면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iOS에 삼성전자의 타이젠이 대항마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야심만만하게 출사표를 던진 바 있는 스마트홈이나 새롭게 기름을 붓고 있는 디지털 헬스 쪽은 '무주공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디지털 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 등 디지털 헬스 문제에 대한 수요 창출이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탓이 크다. 하지만 수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한 플랫폼 생태계를 얻기 위해 투자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디바이스와 플랫폼 선점 상황의 유기적 순환관계를 지켜봐 온 경험을 살려 디지털 헬스 플랫폼의 장악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나이키, 스탠포드대 등을 포함하는 24개사와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십을 맺고 본격적인 협력에 돌입했고, 데이터를 모을 클라우드인 사미(SAMI) 플랫폼 투자에도 나선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심밴드를 선보였는데, 이는 기존 삼성의 스마트워치·밴드 대비 헬스케어에 한층 더 최적화된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기 위해 선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개발자 플랫폼과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도 함께 공개한 점 등을 모두 연관지으면, 삼성의 디지털 헬스 플랫폼은 삼성의 클라우드 서버와 연결돼 동작하고 사용자들의 헬스 정보를 추적하기 위한 계정으로 사용되는 '완전한 소우주'를 꾸리는 목표를 갖추게 된다.

디바이스만 잘 만들어 파는 패스트 팔로어로서 머물러서는 정보의 집중이 가능한 플랫폼 장악 퍼스트 무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교훈을 디지털 헬스 영역에서 살리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결국 최종 목적지는 스마트홈 거대담론?  

물론 이러한 삼성전자의 디지털 헬스 인프라 강화가 독자적인 하나의 영역으로 굳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현재의 ICT 발전은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사물인터넷(IoT)시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결국 스마트 헬스 플랫폼 역시 스마트홈을 더 큰 집합으로 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으로서는 스마트홈 이슈에 대한 도전 역시 나름대로 진행 중이고 디지털 헬스 플랫폼 강화라는 약간 더 작은 시장에서 노하우를 쌓는 경우 이를 별다른 낭비없이 거의 대부분 흡수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 디지털 헬스에 대한 다양한 발전 방안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모바일 헬스 플랫폼 강화는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애정이 아직 본격적으로 불붙지 않는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투자를 본격화하기 충분한 이유를 가진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돌고 돌면 결국 현재 구글과 애플 중심의 운영체계 경쟁에 삼성이 도전하는 대목으로까지 연결된다. '성동격서'인 동시에 돌아가는 와중에 실력을 덧붙여 몰아가는 스노우볼 효과도 일어날지 여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