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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드라마 '미생'으로 본 종합상사 이야기

이보배 기자 기자  2014.11.18 17: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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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방송중인 드라마 '미생'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케이블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시청률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요. 기존 케이블 드라마들이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조기 종영 되거나 드라마 방영 횟수를 줄이는 것과 비교하면 '미생'의 인기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청률조사전문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드라마 '미생'은 10회 평균 시청률이 5.49%를 기록하며 6%대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이번 '아하!'에서는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며 연일 호평을 낳고 있는 드라마 '미생'의 배경인 '종합상사'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종합상사'란 대규모의 자본력을 가진 무역업자로, 무역거래 이외에 자원개발, 현지생산판매, 합작투자, 첨단기술연구개발 등을 수행하는 대형무역상사를 의미합니다.

세계 최초의 종합무역상사는 1600년 영국동인도회사로 알려졌고, 일본은 개항 이후 국가적 차원에서 무분별한 수입을 통제하기 위해 1873년 일본 최초의 종합상사인 미쓰비시상사를 설립했습니다.

이어 한국의 종합상사는 일본을 벤치마킹해 도입된 것으로 일본 이후 세계적으로 종합무역상사 제도가 획기적인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나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이후 세계 시장의 보호주의 장벽에 가로막혀 위기를 느낀 정부는 한국형 종합무역상사 제도를 만들었고, 도입 초기 정부는 원자재, 시설재에 대한 세제 감면, 외자도입 허용, 수출 금융 등을 지원해 기업의 차원을 유도했습니다.

1970년대 기업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종합상사는 소속 그룹의 수출 창구 역할을 담당했는데요. 각 계열사의 영업·판매 관련 지수 등 모든 숫자를 종합상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기에 사실상의 지주회사로서의 지위를 누렸습니다.

1975년 각 기업에서 종합상사가 탄생함과 동시에 우리나라는 최초로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했고, 이후 7대 종합상사(효성, 대우인터내셔널, 삼성물산, SK네트웍스, GS글로벌, LG상사, 현대종합상사)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연평균 10%대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 나가면서 1980년대 대학 졸업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으로 꼽혔습니다.

1975년 지정 당시 종합상사의 자격요건은 해외지사 10개, 수출국가 10개, 자본금 10억원, 연간 수출실적 5000만 달러 이상이어야 했습니다. 1978년 연간 수출액 부분의 지정요건이 국내 수출의 2%이상으로 변경되는데, 이는 향후 종합상사들의 자격요건 충족을 위한 무리한 밀어내기 수출을 부추겨 종합상사의 부실을 키우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잘 나가던 종합상사에도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종합상사는 해외 영업망을 갖춘 제조업체들의 해외 직수출이 늘어나면서 예전의 위상을 잃게 됐는데요. 전체 국내 수출에서 51%의 비중을 차지했던 종합상사는 1999년을 정점으로 그 비율이 해마다 하락해 20007년 5.71%, 2008년 6.58%, 2009년 4.26%에 이어 2014년 초반에는 2~3%대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러 인해 대외무역법에서 규정했던 기존 종합상사 지정제는 2009년에 폐지됐고, 현재는 전문무역상사제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종합상사가 대규모 무역전문회사라면 현재의 전문무역상사제도는 IT 등 첨단분야 또는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수출전문업체의 성격이 강합니다.

이런 가운데 제 출입처인 효성 역시 국내 7대 종합상사에 포함되는데요. 효성물산은 1976년 8월 종합무역상사로 지정 받은 것을 계기로 계열사별로 이뤄지던 수출 업무 일체를 관장하는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효성물산은 현재 효성의 사업부문 중 무역PG의 전신입니다.

종합상사 지정 이후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1976년 1억불, 1977년 1억불, 1978년 3억불, 1979년 5억불의 수출을 이뤄내 매년 수출 유공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1976년 당시 효성물산의 주력 수출 품목은 섬유·의류(40%), 타이어(33.9%)등 공산품이 주를 이뤘고, 수출대상국은 미국, 이란, 일본 등 총66개국이었습니다.

1998년 효성중공업, 효성물산 등 주요 4개사가 (주)효성으로 통합돼 책임경영체제 아래 7개 PG와 25개 PU로 사업부문을 구성했습니다.

이와 관련 효성 측은 "현재는 철강·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유통과 물류사업 부문 등 전 세계에 걸쳐 50여개 해외지사 네트워크를 갖추고 중남미·아프리카·독립국가연합 등 신 시장 개척과 거래 활성화로 무역구조를 다양화해 고객에게 최상의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