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터키 카드결제 시장에 주목…괜한 '보안강자' 아닌 이유

2007년 EMV단말기 보급 완료, 카드 부정사용 0.0016%

터키 이스탄불=이지숙 기자 기자  2014.11.18 15:30:5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카드 사용에 있어 개인정보 보호는 여전한 이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올해 카드업계는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지난 7월부터 총 1000억원 규모의 IC단말기 전환기금을 조성한 바 있다.

현재 보급돼 있는 대부분의 포스(POS)단말기는 MS카드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져 카드복제 등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유럽에서 영국 다음으로 큰 신용카드 시장을 갖고 있는 터키는 흥미롭다. 터키는 이미 2007년말 IC단말기인 EMV단말기 보급이 완료됐다. EMV단말기는 유로페이(Europay), 마스터카드, 비자 3사가 만든 IC카드 기반의 신용·직불카드 국제표준규격이다.

◆'안전성과 신속성' 확보로 카드 시장 '쑥쑥'

카드 지불 시스템은 터키에서 섬유, 관광과 함께 발달된 산업으로 꼽힌다. 그 중 포스단말기는 유럽에서 첫 번째로 많이 보급됐으며 신용카드와 직불카드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신용카드는 영국 다음으로 많이 보급됐으며 직불카드는 독일 다음으로 큰 규모다.

18일 터키 은행 간 카드센터인 BKM에 따르면 전체 소비 대비 카드사용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4년 15%였던 카드 소비비율은 2013년 37%까지 증가했으며 터키 정부는 이 비율을 2023년까지 100%까지 끌어 올릴 예정이다.

소네르 잔코(Soner Canko) BKM 회장은 "터키의 경우 지하경제가 굉장히 커 측정할 수 없을 정도"라며 "정부는 지하경제 규모를 줄이기 위해 카드사용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하경제 축소를 위해 터키는 신용카드 이용자에게 무이자할부 9개월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 사용자의 95%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5%만이 직불카드 이용자다. 터키 전체 지불결제의 1/4이 할부로 이뤄지고 있으며 카드 결제의 경우 50%가 할부로 이뤄진다.

엘만 크남 BKM 정책 담당자는 "올해 2월까지는 최대 24개월 무이자할부가 가능했으며 이 같은 제도는 터키 카드 사용률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며 "24개월은 너무 장기간이라는 지적이 있어 현재는 최장 할부기간이 9개월로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비접촉결제(NFC)와 EMV단말기로 안정성과 신속성을 높인 것도 신용카드 사용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EMV단말기 도입 후 2011년 카드사기율이 0.01% 미만으로 집계됐으며 2013년 기준 카드 부정사용 비율은 0.0016%에 불과하다.

소네르 잔코 회장은 "신용카드를 이용한 사기성 결제가 너무 많아 보안강화를 위한 EMV단말기 도입이 필요했다"며 "물론 비싼 가격으로 은행의 반대가 심했지만 EMV단말기를 이용할 경우 은행에게 수수료 우대 혜택을 주는 등 유인책을 써 보급에 힘썼다"고 말했다.

◆공들이는 '온라인결제 시장'도 앞선 행보
 
터키는 향후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는 온라인결제 시장 구축에도 끊임없이 투자를 하고 있다.

2012년 처음으로 온라인결제를 시작한 터키는 2013년 P2P머니, 휴대폰결제, 상대방 핸드폰 번호를 이용한 이체 서비스 등을 도입했다. 2012년 기준 터키 인구의 47%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인터넷 사용자의 20%가 지난 12개월 동안 1번 이상 온라인숍에서 구매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웨어러블 기술과 F2F시스템을 도입했고 내년에는 애플페이, 전자 공과금 지불, 비접촉 지불결제 확대를 계획 중이다.

BKM에 따르면 온라인결제 비중은 급속도로 올라가고 있으며 현재 전자상거래의 83%가 카드로 거래되고 있다.

소네르 잔코 회장은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 현재 준비 중인데, 우리의 철학은 '고객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라며 "핸드폰 브랜드나 통신사와 별도로 고객이 선택하는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9년 터키에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온라인 구매자들이 모바일 인터넷상에서 쇼핑하는 횟수가 늘며 모바일결제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비자,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프로세싱 기업이 모바일결제 방식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제 표준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있다.

마스타카드는 터키 시장의 모바일카드 선점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 모바일 결제 방식인 HCE(Host Card Emulation)를 적극 추진 중이다.

HCE는 이통사의 유심칩을 거치지 않고 가상 클라우드에 카드와 결제정보를 저장, 독립운용이 가능한 기술로, 스마트폰에 어떤 카드 정보도 저장되지 않아 스마트폰을 분실해도 신용카드 정보가 유출되거나 부정 사용될 가능성이 낮다.

오눈 콜슌 마스터카드 상품개발부 유럽책임자는 "이미 러시아를 비롯한 터키에서도 모바일 결제 관련 HCE방식 도입 마무리 단계로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미 클라우드 기반 모바일결제 시스템 확산을 위해 다양한 사업자와 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