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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국내 상륙 "문제는 매출이야"

비싸고 불편한 이케아? 한샘·리바트 대형업체 '위기이자 기회'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1.18 11: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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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본해 표기에 이어 속칭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친 속어) 논란에까지 휘말린 가구업체 이케아(IKEA)가 한국시장 안착 가능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이케아의 최대 장점인 가격 경쟁력이 흔들리는데다 '불편을 판다'로 대표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우려는 지난주 개설된 이케아 한국 홈페이지에 전시된 일부 제품 가격이 중국과 일본에 비해 눈에 띄게 비싸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국내 대형 브랜드 유사제품보다 비싸

일례로 어린이용 수납장인 '트로패스트'의 가격은 10만원이지만 배송과 조립서비스를 추가하면 총 16만9000원을 결제해야 한다. 반면 국내 업체인 한샘 '샘키즈'는 비슷한 제품을 시공과 배송을 포함해 12만9000원에 팔고 있다.

핵심전략인 '불편을 판다'가 국내 소비자에게 먹힐지도 미지수다. 이케아는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고르고 계산대에 가져가 시공과 배송을 직접 하는 식으로 단가를 줄여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케아가 탄생한 스웨덴을 비롯해 서구권 국가에서는 넓은 땅과 비싼 인건비 탓에 DIY(셀프시공)을 선호하고 있지만 국내 사정은 조금 다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자들은 불편한 것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여전히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서 접근성 좋은 유통망을 선호한다"며 "월마트가 국내 진출에 실패한 것도 비슷한 맥락 때문"이라고 제언했다.

앞서 이케아는 일본 진출에서도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후 2006년 재진입하며 시공과 배송 서비스를 출시했고 1위 업체인 니토리에 이어 2~3위권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2012년 니토리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늘었고 같은 기간 이케아 매출 규모는 니토리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연구원은 "2006년 이후 일본 대형 가구업체들의 매출이 큰 폭 늘었다"며 "이케아의 일본진출이 영세업체 퇴출로 이어졌지만 본토 1위 업체를 비롯해 시장자체는 크게 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가구 관련주 이달 들어 10~30%대 급락

비슷한 의미로 국내 대형 가구업체의 성장 가능성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달 들어 한샘을 비롯한 가구 관련주는 동반 급락했다. 한샘이 지난 17일 종가기준 17.35% 하락했고 현대리바트는 33.11% 폭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에넥스가 12% 넘게 주저앉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주가 하락세가 심리적인 부담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케아 제품은 저렴한 가격과 빠른 회전주기가 특징이며 내구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독신자와 자취생 등 저렴한 가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기존 영세업체에서 이케아로 옮겨갈 수 있다는 얘기다.

상위 가구업체 점유율이 이케아로 이탈할 가능성은 적다는 얘기다. 국내 가구산업에서 브랜드 업체 점유율은 20%대로 한샘이 10%대 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최근 가구 관련주의 급락은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었지만 이케아가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 해소될 것"이라며 "오히려 이케아를 통해 국내 가구시장, 특히 홈 임프로브먼트(home improvement·생활개선)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브랜드 가구에 대한 수요를 자극할 경우 국내 대형업체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우량건설사들이 한샘과 현대리바트 같은 브랜드가구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