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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랑까지 잔뜩 버무렸어요" 야쿠르트 김장나누기 현장

김치 6만 포기 취약계층에 전달…농민에는 안정적 수익 보장

이윤형 기자 기자  2014.11.16 13: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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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좋은 일하는데 추울 새가 있어? 몸은 조금 힘들어도 보람되고 좋아."
 
14일 오전 11시. 이른 겨울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추운 날씨에도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서울광장은 온기가 가득하다.
노란 유니폼에 빨간 앞치마를 두른 1000여명의 주부들이 김치담기에 몸놀림이 분주했다. 곳곳에는 넘치는 의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행사 시작 전부터 배추에 김치속을 펴 바르는 사람도 눈에 띈다. 일반 시민들까지 합치면 2300여명. 서울광장을 가득 매운 참가자들은 영하의 날씨에 천막 한 장 없는 야외임에도 어깨춤까지 춰가며 즐겁게 배추를 버무리고 있다.
 
나눔의 온기가 가득한 이곳은 '제14회 한국야쿠르트, 사랑의 김장나누기' 현장. 올해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는 서울시가 개최하는 서울김장문화제의 첫 행사로 진행됐다. 이들이 현장에서 담근 김치는 약 6만여 포기, 무게로는 130톤에 달한다.
 
만들어진 김치는 한시라도 빨리 전달하기 위해서인지 곧바로 탑차에 실렸다. 배추가 버무려지고, 통에 담기고, 탑차에 실리는 일사불란한 모습은 마치 김치공장을 방불케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김치는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와 푸드뱅크를 통해 홀몸노인 및 소년소녀 가장 2만5000 가구에 전달된다. 서울시는 특히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도 김치와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참가자 박종목(46세·여)씨는 "날씨가 춥지만 우리보다 더 춥게 겨울을 보내시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일하고 있다"며 "한 가정에 한통(5포기 내외) 포기씩 배달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음같아선 열통씩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순미(48세·여)씨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오늘 담근 김치가 전달돼 더 정성스럽게 담아야겠다"며 "더 많은 분들에게 배달되도록 한 포기라도 더 담겠다"고 열의를 내비쳤다.
 
2001년 처음 시작된 한국야쿠르트의 '김장나누기'는 2004년 이후 수도권 및 전국으로 확산돼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 공헌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년에도 참가했던 김양순(51세·여)씨는 "김장나누기 행사에 좋은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3년 전부터 매년 참여하고 있다"며 "행사가 끝날 때면 힘들었다기 보다는 내년에도 꼭 참여해 봉사해야겠다는 다짐을한다"고 전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사랑의 김장나누기를 통해 농민에게는 농산물가격 등락에 관계없는 안정적 수익을, 소외계층에게는 건강한 김치를, 기업은 그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해 3자간 상생을 추구하는 바람직한 모델을 정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이 행사가 시작된 이래 14년간 수혜자는 27만5000 가구를 넘어섰다.
 
김혁수 한국야쿠르트 사장은 "사랑의 김장나누기가 14년간 이어진 것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야쿠르트아줌마의 마음과 시민들의 참여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가 밝고 따뜻해지도록 나눔이라는 건강한 습관을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