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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⑩] 인동초의 고향 '평화의 섬, 신안 하의도'

나광운 기자 기자  2014.11.15 12: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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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나라 역사의 한 획을 긋고 파란과 곡절을 상징하는 '인동초'의 이름을 알린 거목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유명한 하의도는 면적 35.61㎢에 주민 2000여명이 어업과 농업으로 터전을 닦고 지켜온 농민운동의 역사와 평화의 섬이다.

하의도는 연화부수(蓮花浮水)라고 해 물 위에 연꽃이 뜬 모습에서 유래됐다. 김대중 대통령이 다닌 것으로 알려진 덕봉강당(조선말 대유학자 초암 김연 선생이 1908년경 후학양성을 목적으로 설립)과 아시아 최초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고 김 대통령이 태어난 고향이면서, 300년 넘게 장구한 농지탈환운동을 벌인 우리나라 농민운동의 무대이기도 한 역사의 고장이다.

유학자 초암 김연 선생은 1908년경 후학 양성을 목적으로 덕봉강당을 설립해 당시 신간서적의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까지 돌아다니면서 2000여권의 고서(필사본)를 모았다. 초암의 높은 학문을 배우러 나주, 신안의 모든 지역에서 수천명의 제자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1952년경 후학도 1000여명이 주축이 돼 현 위치인 대리에 봉람제를 신축, 덕봉강당이라 명명했다. 고서적(성리대전 등) 166종의 1441권이 소장됐고 오성(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과 퇴계 율곡, 초암선생의 위패가 모셔진 역사적인 곳이다.

또 하의도는 1623년 조선 인조 때부터 1950년대까지 300년 넘게 장구한 농지탈환운동이 벌어졌던 역사적인 섬이기도 하다. 350년에 걸친 농민운동의 시작은 멀리 정조 때의 세도가에 대한 항쟁에서부터 미군정에 대한 항거까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관통해 역사적인 의미가 높은 유적지다.

천박한 토지를 일궈 만든 농토를 지키기 위해 수백년 동안 불의의 권력에 맞서 싸워온 하의3도(하의, 상태, 하태) 농민들의 투쟁사는 우리나라 농민운동의 첫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가열차게 전개됐다고 전해진다. 더불어 이것을 기념하기 위해 웅곡선착장 부근에 토지항쟁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또 하나의 역사를 지닌 곳으로는 제15대 대통령이자 아시아 최초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자랑할 수 있다.

생가가 있는 후광리는 김 대통령이 태어난 곳으로 지난 98년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나, 당시만 해도 생가터는 밭으로 변해있었고 고작해야 대통령 고향집터라는 푯말만 서있어 생가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하의도를 방문했던 대구 노인복지대학 노인회가 국가 역사와 국민교육적 차원에서 대통령 생가가 꼭 복원돼야 한다며 120만원의 성금을 기탁해 생가복원작업에 불을 당겼다.

이후 하의도 대통령 종친들이 장손인 김홍일 의원을 주축으로 당시 김 대통령 생가를 뜯어 옮겨 살던 이웃마을 주택을 매입, 목재 등 건물의 골격을 수거해 복원에 성공, 하의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하의도의 역사를 둘러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통해 신안군이 간직한 천혜의 아름다운 석양은 놓치면 후회할 절경이다. 이와 함께 고승과 숫사자의 전설을 간직한 큰바위얼굴도 꼭 들러볼 관광지로 추천하고 싶다.

여기 더해 길이 2km에 폭 1km의 광활한 신도해수욕장은 수심 2m의 완만한 경사도와 해송, 아카시아, 수기나무, 동백나무 등이 자생하는데 섬 전체의 울창한 송림과 산림은 마치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여행으로 지친 심신을 보양하고 싶다면 방목해 산에서 자생하는 약초와 야생초를 먹고 자라 약효가 뛰어난 흑염소 바베큐를 특별히 추천한다. 신도의 특산물로는 돌미역, 꽃게 등이 있으며, 여름철에는 마을에서 직접 돌미역을 구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신도 꽃게는 전국에서 맛이 제일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