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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캐시카이 달릴수록 '함박웃음' 곡선주행 으뜸

복합연비보다 높은 수준 유지…최신기술 집합체 도시형 SUV

노병우 기자 기자  2014.11.14 11: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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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007년 글로벌시장에 처음 등장한 캐시카이는 현재까지 누적판매 200만대를 넘은 닛산 브랜드의 SUV 모델이다.

'유목민족'에서 이름을 따온 캐시카이는 올해 상반기 유럽시장 SUV 판매에서 1위를 달성한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이자 △디자인 △첨단 안전기술 △주행능력의 3박자를 비교적 잘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가운데 한국닛산은 지난 11일 올 초 1세대 이후 6년 만에 유럽에서 선보인 2세대 모델을 국내 자동차시장에 출시, 유럽에서의 인기와 명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전 1세대 모델 대비 진보된 디자인과 효율적인 실내공간 활용성 및 운전 성능 강화, 여기에 동급 최초의 안전기술까지 대거 탑재된 캐시카이. 이전 세대를 뛰어 넘는 인기를 끌고 있는 캐시카이를 알아보기 위해 시승했다.

시승코스는 파주 포레스타에서 출발해 연천 허브빌리지를 왕복하는 총 120km로, 주행성능과 승차감을 테스트하기 위해 고속도로와 국도, 비포장 도로 등 다양한 노면상태를 체험했다. 

◆SUV 장점 극대화…패밀리카로 역할 담당 충분

닛산 디자인 유럽에서 탄생된 캐시카이는 개성 넘치고 톡톡 튀는 느낌보다는 평범하고 무난한 안정감이 두드러진다. 이런 까닭에 개성이 없어 보이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대신 곳곳에 숨은 의외의 잔 근육을 통해 역동성을 강조했으며, 낮고 넓은 차체는 부피를 부각시켰다. 실제로 캐시카이는 이전 모델 대비 전장과 전폭이 각각 47mm·23mm 커졌고, 전고는 16mm 낮아지는 '와이드 앤 로우' 비율을 구현했다. 

전면은 닛산의 차세대 패밀리룩인 V-모션 그릴이 눈에 띈다. 이는 보닛 위와 숄더 라인에 걸쳐 확장돼 역동적인 이미지를 연출했다. 여기에 LED 헤드램프는 닛산 아이코닉 스포츠카인 370Z에서 계승된 부메랑 형태를 띠고 있어 브랜드만의 시각적인 차별화를 더했다. 
   
측면에서 바라본 캐시카이는 근육질 느낌의 휀더와 강렬한 휠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뒤로 갈수록 급격히 높아지는 숄더 라인 등으로 스포티한 스타일을 한층 살렸다. 후면 역시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LED 리어램프가 부메랑 형태다. 

이와 함께 실내는 플라스틱과 메탈릭 등의 소재가 사용됐는데, 기대만큼 고급스러움을 표현하지는 못했다. 다만 지붕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는 실내를 실제보다 더 넓어 보이게 했다. 또 5인치 어드밴스드 드라이브 어시스트 디스플레이와 370Z에서 영감을 받은 무릎 패드도 적용됐다. 

여기에 캐시카이에는 닛산의 프리미엄 중형 세단 알티마에서 선보인 저중력 시트도 탑재됐고, 각종 시스템 제어 기능들도 직관적으로 배치된 편이다.

특히 높은 공간 활용을 겸비한 캐시카이 뒷좌석은 성인남녀가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헤드룸과 레그룸을 갖췄다. 아울러 뒷좌석을 세운 상태에서도 트렁크 공간은 430L, 무엇보다 2개의 양면 플로어 매트를 이용할 경우 최대 16가지의 형태의 적재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 

양면인 플로어 매트의 한 쪽은 부드러운 카펫으로, 다른 쪽은 세척이 가능한 매끈한 표면으로 구성돼 흙이나 물기가 묻은 화물도 걱정 없이 적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안정적 주행감·탁월한 연비' 이유 있는 유럽돌풍

캐시카이는 최고출력 131마력(4000rpm)·최대토크 32.6kg·m(1750rpm)의 성능을 발휘하는 1.6L 4기통 디젤엔진이 탑재됐다. 여기에 넓은 기어비를 자랑하는 무단변속기 엑스트로닉(Xtronic) CVT와의 조화로 신속한 반응속도와 매끄러운 가속성능, 15.3km/L의 복합연비를 달성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반응한다. 더 깊게 가속페달을 밝아 속도를 높여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은 주행 내내 이어진다. 캐시카이는 변속이 부드럽게 이뤄지는 동시에 속도도 함께 붙었으며, 작은 차체가 아니지만 차선변경이 원활하게 진행될 정도의 '깨알' 토크감도 자랑한다. 

캐시카이는 고속을 요구하지 않는 일상 주행에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의 모습을 보이며, 고속 주행에서도 시속 180㎞까지 흔들림 없이 달린다. 하지만 기대만큼 즉각적인 반응속도는 아니라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시승하던 날 바람이 여느 날과 달리 많이 불었던 것을 감안해도 속도를 아주 높이지 않았지만 풍절음이 생각보다 실내로 많이 유입됐다. 그에 비해 디젤엔진 소음은 거슬리진 않을 정도였다.

전반적인 핸들링은 날카롭고 부드러웠다. 각이 심한 코너를 돌 때 속도를 높여도 '섀시 컨트롤 시스템(Chassis Control System)' 덕분에 밀려나거나 쏠림현상이 없을 정도로 차분하다. 오히려 강한 접지력이 인상적이며, 억지로 버티는 느낌이 아니라 정교하고 매끄러웠다. 

섀시 컨트롤 시스템은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액티브 엔진 브레이크 총 세 가지 시스템으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액티브 엔진 브레이크는 세계 최초로 캐시카이에 적용됐다.

뿐만 아니라 고속으로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거친 노면을 지나가도 캐시카이는 이상적으로 세팅된 서스펜션 때문에 노면충격을 잘 걸러준다. 또 각 바퀴에 제동을 걸어줌으로써 불쾌한 좌우 흔들림이나 움직임도 잘 억제해준다.

이에 더해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앞으로 쏠리지 않고 안정적인 접지력으로 흔들림 없이 차량이 멈추는 등 뛰어난 제동성능까지 갖춘 모습이다.

총 120km의 시승코스를 두 시간 남짓 운전한 캐시카이의 연비는 18㎞. 고속 주행과 조금은 과격한 코너링, 수차례 반복된 급출발·급정거를 감안할 때 놀라운 수준이다.

한편, 다만 아쉬운 점은 캐시카이가 스펙에 비해 다소 높게 가격이 책정돼 경쟁에서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캐시카이의 국내 판매 가격은 △S 모델 3050만원 △SL 모델 3390만원 △플래티넘 모델 3790만원(모두 VAT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