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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언(公言)과 공언(空言) 사이에 선 이낙연 지사

장철호 기자 기자  2014.11.12 14: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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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도의 그릇된 언론정책이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호된 질책을 받았다. 이같은 질책은 언론인 출신 이낙연 지사의 공언(公言)과도 배치돼 언론정책의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낙연 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배려'를 약속했다. 공정한 기회를 갖지 못했던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 특히 도청의 모든 단위가 그런 배려의 자세를 가져야 하며, 자신도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선거 과정에서도 지역 언론인들과 만나 "자신은 중앙지 기자 출신이지만, 지역신문, 주간지, 인터넷 신문도 똑같은 언론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사에 취임하면 어느 언론도 차별없이 대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언은 지난 10일 열린 전남도의회 행정환경위원회 대변인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공언(空言)이 되고 말았다. 전남도 대변인실이 제출한 도 출입 언론사 현황에는 총 27개 언론사, 39명의 기자만 출입하고 있다고 기재됐다. 세부적으로는 TV(4)와 라디오(3), 통신사(2), 중앙일간신문(11), 지방일간신문(7)으로 구분했다. 

임흥빈 의원은 "문화관광체육부에 등록되고, 출입 통보 된 언론사가 많을 텐데 00협회에 가입된 언론사만 집계됐냐"고 묻자, 방옥길 대변인은 "그동안 관례대로 했다"고 답변했다. 이 지사의 공언과 배치된다.

답변대로라면 전남도에 출입통보를 하고 출입 중인 종편과 그외 일부 중앙지와 경제지 및 통신·인터넷 매체들은 출입기자가 아니라는 말이 된다. 그들은 과연 유령일까?

전남도 대변인실은 소위 00협회에 가입된 언론사에만 광고예산과 캠페인 지원비를 몰아주고, 취재 지원도 편향되게 해왔다. 또 주기적으로 실국장들과 식사 자리를 만들고, 1대1 맨투맨식 관리로 광주·전남에서 가장 각광받는 출입처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전남도 대변인실은 평소 00협회 미가입 언론사 기자를 유령으로 생각하다가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기사가 보도되면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듯 여전히 폐쇄적이다. 

협회 미가입 언론사 기자들은 최소한의 취재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또 실국장의 공식, 비공식 브리핑 소식을 신속히 알려달라는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대로다.  

전남도는 본 기자가 출입한 광주·전남 출입처 가운데 최고의 불통을 보이고 있다. 전남도가 이같은 폐쇄성을 고수하고 있는 데는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있는 일부 기자들의 몰지각한 행태도 한 몫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낙연호(號)가 새롭게 출범한 마당에 관례와 관행 운운하며, 불평등한 언론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 지사의 생각과도 맞지 않다. 이 지사의 공언이 공염불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