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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3분기 실적개선 허와 실…금리·구조조정 탓

대형사 실적 상위 싹쓸이, 실상은 일회성 이익이 대부분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1.12 09: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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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증권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적개선의 이유가 개별회사의 역량보다는 금리인하와 구조조정 등 일시적 요행에 가깝다는 게 문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전체 증권사 당기순이익(잠정치)은 8145억원으로 집계돼 지난분기 2763억원보다 194.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7억원 적자를 낸 것에 비하면 상당한 성과다. 이번 조사는 전체 61개 증권사 중 청산진행 중인 비엔지증권과 한맥증권(적기시정조치)을 제외한 59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집계됐다.

또, 이번 실적개선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금리 하락으로 채권관련 자기매매이익이 1조9360억원을 기록해 올해 2분기 1조5047억원보다 4300억원 넘게 급증했다.

희망퇴직과 지점감축으로 판매관리비(판관비)가 줄어든 것 역시 실적개선에 한몫했다. 올해 3분기 전체 증권사 판관비는 1조7774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837억원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구조조정을 진행해 지난해 9월말 4만1222명, 1509개였던 임직원 및 지점수가 올해 9월에는 각각 3만6972명, 1265개로 줄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탁수수료도 한 분기 만에 1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주식거래대금이 올해 1분기 335조6000억원에서 3분기 389조원으로 54조원 가까이 불어난 가운데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수익도 9015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212억원 늘었다.

전체 59개 증권사 가운데 46곳이 흑자를 냈고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한 곳은 삼성증권이었다. 뒤를 이어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이 실적상위를 휩쓸었다.

다만 실적 상위 증권사 상당수가 일회성 요인에 때문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삼성자산운용 지분 매각이익 1200억원이 반영됐고 미래에셋증권도 70억원 규모의 PEF 배당금이 이익으로 책정됐다. KDB대우증권도 퇴직금 단수제 전환으로 500억원 상당의 환입금 효과가 발생했다.

만약 개별 증권사의 경상이익 체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할 경우 채권평가손실로 이어지고 이는 대규모 실적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에 도달한 상황에서 미국이 내년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 한국도 외인 자금 유출에 대비하기 위해 금리상승 당위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형사의 보유채권 규모가 13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중금리 상승은 내년 대규모 채권평가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 역시 "최근 실적개선은 채권금리 하락 등 외부환경에 의한 것으로 환경이 급변할 경우 다시 악화될 수 있다"며 "금리변동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재무건전성은 하락했다. 올해 9월말 기준 전체 증권사 평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445.7%로 지난 6월말 451.8%에 비해 6.1%포인트 줄었다. 채권보유잔액이 늘면서 금리관련 위험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채권보유잔액은 지난해 9월 139조3000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154조4000억원으로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