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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프리미엄, 붙으면 오르는 그 마법의 이름

이윤형 기자 기자  2014.11.11 18: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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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몇 해 전부터 '웰빙트렌드'가 사회 곳곳에 안착하는 가운데 개인들의 가치가 존중받는 문화가 부각되며 '작은 사치'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같은 유행을 이용한 편의점업계의 제품가 상승전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싼 것만 찾던 소비자들이 더 이상 가격에만 의존하지 않고 더 좋은 품질인 '프리미엄'에 편승하는 것이 현재 트렌드다.

1000원짜리 김밥에 열광하던 소비자들은 기본 김밥 3000원대의 김밥전문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초코과자 절반도 안 되는 크기의 마카롱 한 개 가격은 무려 4000원을 넘나들지만 이곳도 줄을 서서 기다린다.

이 같은 소비트렌드를 간파한 편의점 식품 매대는 어느덧 프리미엄 제품들이 즐비하다. 2009년 물가상승과 맞물려 인기몰이를 하던 편의점의 '천냥상품'은 이제 찾기 힘들거나 프리미엄 상품에 밀린 채 남은 유통기한을 기다리는 시한부 처지가 됐다.

한 편의점의 프리미엄 제품 가격(최저가)을 보면 삼각김밥, 줄김밥을 업그레이드한 프리미엄 주먹밥, 케이스김밥 제품 가격은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보다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싸다.

편의점업계는 프리미엄 제품을 쉴 새 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제는 고급 김밥은 물론 샌드위치를 넘어 치즈 베이글까지 출시하는 마당이다.

이 결과 비싸진 가격에도 지난 2012년 프리미엄 주먹밥 전체 매출 비중은 1.4%에서 작년 16.9%, 올해는 32.0%까지 올랐다. 반면 일반 삼각김밥은 같은 기간 98.6%에서 68.0%까지 급감하고 있다.

이런 만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편의점업계가 저렴한 일반 상품은 점점 줄이고 프리미엄으로 이름을 바꾼 명목상의 '세대교체'를 통해 전반적 제품가 상승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편의점업계도 할 말은 있다. 소비자들의 '고품격 소비트렌드'를 따라잡으려면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한 제품 구성을 늘려야 해 프리미엄 제품군을 부득이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리미엄을 강조한 제품으로 연막을 치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다는 것은 결국 제품가격을 올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게 아닌가싶다.

프리미엄에는 '고급'이라거나 '차별화'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기 때문에 일반 상품이 존재할 때 비로소 '프리미엄'이란 수식어가 빛을 발한다.

아울러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너나할 것 없이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가격을 높이는 편의점업계의 행태는 달갑지 않다.

이 시대의 현명한 소비자들은 더 이상 눈가림에 속지 않는다. 소비자가 등을 돌리기 전, 가격 상승을 노린 프리미엄 제품 확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