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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첨단기기와 함께 진화한 '거북목증후군'

신필재 부천하이병원 척추센터 소장 기자  2014.11.11 1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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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예전 이맘때면 공원, 커피숍, 지하철 등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진 이들의 모습을 보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이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대신 그 자리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책을 읽는 이들로 바뀌어 새로운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 전자책(e-book)의 등장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웹소설 '광해의 연인'은 지난 2013년 1월 네이버 웹소설 부문 누적 조회수 1380만건을 기록하고, 유료 연재 판매에선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2 전자책 독서실태’에서도 전자책 사용자들의 연평균 독서량은 10.8권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전자책이 가진 편의성과 스마트폰의 보급현황, 디지털기기가 우리 생활에 차지하고 비중 등을 봐도 향후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신할 공산이 충분하다. 다만 의학적 관점에서 전자책의 등장에 우려되는 바가 한 가지 있다. 바로 '거북목증후군'이다.

거북목증후군은 VDT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Syndrome)의 일종으로 잦은 컴퓨터 사용에 따라 경추의 구조가 퇴행성 변성을 일으킨 것이다. PC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고개를 앞으로 쭉 빼고 어깨는 움츠리게 되는 자세를 자주 취하게 된 것이 원인이다.

보통 귀가 어깨뼈봉우리와 같은 수직면 상에 있지 않고 더 앞으로 돌출돼 있다면 거북목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평상 시 전자책 사용자의 자세를 관찰해보면 고개는 앞으로 푹 숙이고 스마트폰을 가슴 앞에 놓기 때문에 어깨는 둥글게 말려 올라가고 목관절과 어깨의 거리는 멀어지게 된다. 상체균형이 무너지고 뒷목의 긴장이 높아져 거북목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 갖춰진다.

문제는 고개가 1cm만 앞으로만 가도 목뼈가 받는 하중은 2~3kg까지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거북목이 심할 경우에는 그 하중이 최대 15kg까지 늘어난다. 그 결과 목은 물론 어깨까지 결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더구나 우리 몸의 뒤통수에는 신경이 지나고 있어 거북목으로 인해 머리뼈와 목뼈 사이에서 압박을 받으면 두통까지 유발할 수 있다.

불편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거북목증후군은 신체구조의 불균형으로 인해 상지근육을 과도하게 만든다. 근긴장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수축되고 그 부위 대사산물이 증가하면서 주변 혈관을 압박한다.

이후 근육세포의 칼슘농도에 이상이 발생되고 근막(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 조직의 손상을 야기한다. 간헐적인 통증이 지속되며 결국 만성통증으로 변한다. 거북목 소인이 있는 이들이 근육통과 피로를 자주 호소하는 이유다.

이외에도 거북목증후군은 목디스크 발병위험을 높인다. 원래 우리 몸의 경추는 'C'자 형태로 돼있어 마치 스프링처럼 외부의 충격을 완화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거북목은 목뼈의 정상굴곡이 무너지면서 'ㅡ'자 형태로 경추구조로 바뀌게 된다. 강한 충격은 물론 갑자기 고개를 젖히거나 삐긋하는 것만으로도 경추수핵이 탈출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젊은 층에게서 목디스크 발병률이 높은 배경도 이와 연관돼 있다. 현재 거북목증후군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다만 사용 자세를 바르게 하고 꾸준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예방과 악화방지에 효과적이다.

전자책을 읽을 때는 컴퓨터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추듯 고개와 허리를 똑바로 들어야하며 스마트폰은 가슴 위까지 올려 최대한 세워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전자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시간을 정해 시간당 최소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은 목과 어깨를 부드럽게 원을 돌리며 돌리거나 앞뒤로 움직인다.

이와 함께 엄지를 턱밑에 대고 목을 천천히 뒤로 젖히거나 뒷목을 수시로 주물러 마사지해주는 방법도 있다.

지속적인 마사지는 국소부위의 신진대사를 촉진해 피로물질을 제거하고 근육의 경결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신필재 부천하이병원 척추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