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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화려한 '서울빛초롱축제'에 가려진 안전의식

전훈식 기자 기자  2014.11.11 12: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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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서울은 시민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 행사를 때마다 전개하는 '문화의 도시'로 발돋움 중입니다.

지난달에는 '러버덕'이 잠실 석촌호수에서 시민들에게 미소를 전파한 가운데 이달 7일부터는 청계천 일대에서 어두워진 국내 분위기를 밝히는 '서울빛초롱축제'가 열리고 있죠.

특히 지난 2009년 시작된 서울빛초롱축제(Seoul Lantern Festival)는 매년 250만명이 관람하는 '서울등축제'며, 올해에는 '서울의 빛나는 세계유산'이라는 주제로 오는 23일까지 열립니다.

이번 서울빛초롱축제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청계광장에서 수표교까지 청계천을 따라 4개 테마로 나눠졌는데요.

1구간(청계광장~광교)에서는 창덕궁 인정전이나 조선왕조 의궤, 김장문화 등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 문화유산 주제의 작품들, 2구간(광교~장통교)은 해외 초청 작품 등이 전시됐습니다.

그리고 3구간은 로보카 폴리나 뽀로로, 라바 등 만화 캐릭터들이 아이들에게 큰 인기며, 4구간은 국내 라이트 아트 작가들의 작품들로 이뤄졌죠.
 
이처럼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서 그런지 지난 9일 방문한 청계천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루며 마치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답니다. 몇몇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아비규환'이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을 정도였죠.

특히 종로로 진입하는 도로와 행사장 곳곳 교통은 불법주차 차량들로 인해 마비됐죠. 여기에 다수의 통행자를 빌미로 몇 사람들이 신호를 무시하는 거침없는 무단횡단 탓에 아찔한 상황도 종종 보였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이를 단속하는 경찰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여기 그치지 않습니다. 화려한 등불에 동심으로 돌아간 어른들 때문에 부모를 잃은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아이를 찾는 부모의 애타는 외침도 끊이질 않았죠.

행사를 관람하러 온 이모씨(34)는 "어느 행사장을 갈 때마다 안전관리에 있어 허술한 모습이 거슬린다"며 "큰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며 혀를 끌끌 찼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등에 따라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이번 행사 역시 안전대비책은 낙제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계선이나 가이드라인은커녕 안전요원 다수가 공무 수행자가 아닌 일반 행사요원이었죠. 더군다나 행사요원은 인파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런 관리 소홀로 곳곳에서 아찔한 장면이 자주 포착됐죠. 좁은 공간에 몰리는 인파와 사진을 찍기 위한 무리한 자세로 청계천 속에 빠지기도 일쑤였고, 한쪽에선 흡연을 하는 몰상식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죠. 또 위험한 난관에 올라가서 무리하게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통제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서울빛초롱축제는 지난 2009년 시작 이래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지지만, 정작 안전과 같은 민감한 문제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많은 인파가 집중되면서 '뛰어난 안전관리의 영향'이 아니라 '운이 좋아 사고를 모면하는 기적'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낳은 세월호 대참사가 오늘부로 '수색작업 종료'가 결정됐습니다. 이런 아픔에도 잠시, 아직도 사회 곳곳에 안점불감증이 넘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그때의 눈물을 떠올리면서 모든 시설이나 행사에서 '안전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