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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월의 덫' KT 순액요금제, 무늬만 '고객혜택' 포장

요금할인·단말지원금 받을 때 2년 약정 필수 적용…조삼모사 지적

최민지 기자 기자  2014.11.11 12: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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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오는 12일 출시되는 KT(030200·회장 황창규)의 '올레 순액요금제'와 관련, 실효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올레 순액요금제는 2년 약정과 요금 위약금 없이 할인받을 수 있는 요금제다. 요금할인 약정 없이도 기존에 2년 약정 때 받을 수 있는 할인금액만큼 기본료를 낮춘 것.

그러나, 이 요금제는 단말 지원금 또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받을 경우 실질적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단말 지원금 또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의 경우 2년 약정이 필수로 적용되기 때문. 

결국 저렴한 가격으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이후 단말을 구매하려는 고객 입장은 '2년 약정의 덫'에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KT에 따르면 기존에는 6만7000원 요금을 24개월 약정해야 매월 1만6000원 할인됐지만 순액요금제는 요금할인 약정과 위약금 없이 매월 5만1000원 부과된다. 또, 이용 기간에 상관없이 할인 적용된 기본료 사용이 가능하다.

6만7000원 요금제 기준으로 '아이폰6(16GB)'를 KT에서 구입할 경우, 순액요금제 가입 고객은 78만9800원의 단말 가격을 모두 지급한 후 5만1000원 요금을 매달 내는 셈이다.

2년 약정을 통해 단말 지원금 또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받는 경우, 순액요금제 가입 때보다 더 저렴하게 단말을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한 요금제 기준 24개월 약정 후 단말 할인을 택한다면 13만1000원의 지원금을 받아 65만8000원에 '아이폰6(16GB)'를 구매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또한 2년 약정에 따라 5만1000원씩 매달 내면 된다.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통해 '아이폰6(16GB)'를 6만7000원 요금제를 통해 구입한다면 78만9800원의 단말 가격을 모두 지급해야 하지만, 2년 약정 할인 후 금액의 12%를 추가 할인받을 수 있다. 24개월간 총 14만76000원, 즉 매월 6150원을 추가 할인받는다. 

만약, 중고폰 선보상 프로그램인 '스펀지 제로 플랜'을 이용한다면 '아이폰6(16GB)'를 18개월 후 반납하는 조건으로 34만원을 단말 지원금과 함께 적용받을 수 있다.

같은 요금제 기준으로 13만1000원의 단말 지원금과 34만원의 추가 지원금을 적용했을 때 '아이폰6'는 31만8800원에 구입 가능하다. 6만7000원 요금제 사용 때 2년 약정할인도 받을 수 있다.

KT 측은 "단통법 시행 후 위약4가 생겼는데, 위약3의 요금에 대한 위약 부분이 없어진 것"이라며 "단말 지원금 등을 받을 때 단말에 대한 위약금 반환 부분은 남아있다"고 제언했다.

기존에는 약정할인 위약금(위약3)과 단말 지원금에 따른 위약금(위약4)을 모두 부담해야 했으나 순액요금제를 통해 약정할인 위약금에서는 벗어났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도 단말 지원금에 따른 위약금이 남아있어 소비자는 지원금을 모두 포기하고 순액요금제만 가입하거나 2년 약정이라는 굴레에 다시 속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수밖에 없는 것. 

순액요금제에 가입해도 지원금을 받기 위해 2년 약정으로 가입했을 경우, 약정 기간 내 번호이동 또는 해지를 한다면 지원금과 맞물린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 까닭이다.

한편, KT 측은 "단말 분실 또는 2년 약정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 등에서는 요금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는 순액요금제만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