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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치열한 '수입차 三國志' 혼다는 방관자?

전훈식 기자 기자  2014.11.11 10: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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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은 강력한 '유럽' 열풍 아래에 일본과 미국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신규 등록된 국가별 현황을 보면 △유럽 1만2977대(79.0%) △일본 2015대(12.3%) △미국 1444대(8.8%) 순으로 보다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혈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일본 브랜드들은 승패 여부를 떠나 브랜드 이미지나 판매 향상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아끼지 않으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는 분위기다.

실제 올 한 해 대표 일본 브랜드 판매 실적(10월 기준)을 짚어보면 토요타 1만326대(렉서스 포함), 닛산 5859대(인피니티 포함)가 팔렸다. 비록 독일 브랜드와 비교하면 크게 뒤지지만, 점차 상승곡선을 그려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각 브랜드 특성과 어울리는 차량을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이미지 홍보 측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를 대변하는 토요타는 최근 렉서스 최초 크로스오버 SUV 'NX 300h'를 가솔린 터보 모델(NX 200t)보다 먼저 선보여 하이브리드의 대한 자신감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닛산의 경우 가솔린은 물론, 디젤과 하이브리드에 이르는 다채로운 파워트레인을 내놓으며 국내시장 트렌드 및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월 출시한 인피니티 럭셔리 스포츠 세단 Q50은 6월 한 달간 391대 팔리면서 인피니티 단일 모델 월 최다 판매 기록도 갱신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반면, 일본 브랜드의 한축을 담당하는 혼다코리아는 이런 경쟁에서 한 발 벗어난 '방관자'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혼다코리아 올해 판매량(10월 기준)은 3023대며,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3.21%)보다 1.36%p나 떨어진 1.86%에 그치는 등 국내에서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물론 경쟁사 대비 협소한 라인업에 판매량을 늘려줄 신차와 같은 '경쟁력 강화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연식변경 어코드가 지난달 출시됐고, 'SUV 열풍'에 대응하기 위한 신형 CR-V도 출격 채비를 마쳤다. 이와 더불어 오토바이 시장에서는 새로운 모델을 꾸준히 론칭하고 있으며, 판매량도 높은 수준이다.

더불어 혼다 차량 자체만을 따지면, 글로벌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높은 판매를 기록할 정도로 기술력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여기에 그동안 쌓아온 명성도 무시할 수 없다. 닛산과 토요타 등 일본 대중 브랜드가 국내시장에 진출한 지난 2008년보다 훨씬 빠른 2001년 설립된 혼다코리아는 '수입차 대중화'에 많은 기여를 했다.

특히 고가 대형 수입차가 대세를 이루던 2006년에는 이례적으로 3000만원대 수입차를 선보이며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혼다코리아 내·외부적으로 퍼지는 '무사안일주의'가 현재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다른 독일·미국·일본 브랜드들은 물론, 판매량이 적은 볼보나 푸조·시트로엥마저 신차 출시와 함께 소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 등을 펼치지만, 유독 혼다은 이런 분위기에서 방관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특히 예전 명성의 명맥을 이어가는 현재 상황마저 '부실한 사후관리' 탓에 점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하다. 물론 판매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지만, 이런 '미봉책'으로는 해저로 빨려드는 공포를 피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결국 점차 악화되는 '혼다 부진'은 새로운 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가장 급한 것은 닫혀버린 소비자 마음을 열고, 소통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것이 더욱 치열해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혼다코리아가 붕괴되지 않고, 예전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