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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대형마트 경쟁이 낳은 '신조어 열전'

전지현 기자 기자  2014.11.10 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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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형마트마다 대표 PB브랜드에는 대명사처럼 따라붙는 별칭이 있습니다. 이마트 '반값', 홈플러스 '착한', 롯데마트 '통큰'이 그 예인데요. 이들의 명칭에는 각사가 추구하는 전략과 방향이 고스란히 담겼죠.

이 시초를 연 것은 롯데마트입니다. 롯데마트는 2010년 4월부터 추진한 '新 상품전략' 일환으로 창립 13주년을 맞은 2011년 4월, PB브랜드 전면 교체와 함께 새로운 핵심 브랜드로 '통큰', '손큰'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통큰' 상품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품질 상품을 지속적으로 판매, 물가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상품들로 구성됐죠. '손큰'은 우수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가치 있는 상품을 공동 기획해 동반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상품을 브랜드화한 것이었습니다.

통큰·손큰 상품 특징은 단기간에만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상품이 아닌 상품 기획단계에서부터 파격적인 가격으로 지속적인 판매가 가능하도록 개발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비슷한 품질의 유명 브랜드 상품보다 평균 30%가량 가격이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롯데마트 통큰 브랜드의 탄생은 2010년 12월, 전국을 강타한 '통큰 치킨' 열풍에서 유래했습니다. 출시 첫날부터 1시간 만에 예약판매가 종료되는 등 '통큰 치킨'은 고객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이후 인터넷에서는 카페와 블로그를 중심으로 '통큰 치킨'을 패러디한 동영상들이 등장합니다. ‘얼리어닭터’, ‘닭세권’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죠. 롯데마트는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온 '통큰 치킨'에서 '통큰' 브랜드 콘셉트를 잡아 이듬해 4월 '통큰', '손큰' 상품을 출시하기에 이릅니다.

현재 '통큰 감자칩', '통큰 아몬드', '통큰 블록' 등 총 100여개 상품을 선보이는데 대부분 해당 상품군에서 유명 브랜드 상품을 제치고 최고 인기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관심을 끕니다.  

롯데제과와 손잡고 선보인 '통큰 초코파이'는 출시 후 '오리온 초코파이' 판매량의 세 배가량이 팔리며(일 평균 1400여개) 초코파이 시장에서 파장을 일으켰고 일반 브랜드 감자칩보다 20% 저렴한 '통큰 감자칩(130g)'은 오리온, 농심 등 인기 브랜드 상품을 제치고 생 감자칩 중 매출 구성비 40%를 달성하며 매출 1위 상품에 자리하고 있죠.

롯데마트 마케팅 신화에 뒤를 이은 곳은 이마트입니다. 이마트는 현재 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품질을 갖춘 '반값' 상품을 출시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을 바꿔나가고 있는데요.

이마트는 지난 2011년 반값 상품 초석이 된 △'이마트 반값TV'을 시작으로 △국내 원두커피대중화를 이끈 반값 원두커피 시리즈 △지난해 10월 출시한 반값 홍삼 △올해 초 반값 비타민 △반값 어린이 홍삼 △백수오와 홍삼 등 가격 거품을 걷어낸 '건강기능식품' 등 상품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전자제품부터 생활용품, 신선식품까지 가격은 확 낮추고 품질은 높인 '반값 상품' 영역을 전 부문으로 확대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 선보인 '이마트 반값 홍삼정'은 국내 홍삼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초도물량 2000개가 출시 이틀 만에 매진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속속 자체 브랜드 홍삼제품을 내놓고 올해 들어서는 홍삼 파우치와 어린이 홍삼으로까지 그 영역이 확대됩니다.

이마트 반값 홍삼정 출시로 기존 홍삼 시장의 거품을 빼고 채널을 다양화해 고객들이 보다 손쉽게 홍삼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죠.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홍인삼 매출은 1110% 신장해 작년보다 규모가 11배 이상 증가했고 자체브랜드 홍인삼 제품의 누계매출액도 100억을 돌파했습니다.

이마트는 이러한 반값 상품을 통해 해당 상품군의 시장 확대는 물론 물가안정 등 선순환 유통구조를 확립해나가고 있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홈플러스의 '착한'이란 단어는 2011년 '착한치킨'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홈플러스 '착한'은 설립 초기부터 관심을 갖고 진행했던 사회공헌 활동 덕분에 자연스럽게 붙은 닉네임이기도 하죠. 사실상 홈플러스는 'E파란재단'이라는 사회공헌재단을 통해 다양한 CSR활동을 하며 '착한 사회' 구현에 나선지 오래인데요.

이후 마케팅적인 차원에서 몇 가지 상품에 '착한'이란 단어를 사용했지만 일부 몇 개 상품에 한정했을 뿐, 사실상 '착한'이란 단어를 활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신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늘도 '통큰', '반값', '착한' 등 대형마트가 추구하는 각 사별 광고 전단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낱장에 펼쳐지는 각 대형마트 제품 가격을 비교하며 '닉네임' 속에 담긴 전략적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