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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수혜주 들썩여도 '설레발'은 금물

"FTA 자체가 급등 모멘텀은 아냐"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1.10 14: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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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전격 타결되면서 국내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9월 1단계 협상 타결 이후 1년 넘게 이어지던 줄다리기 끝에 수혜업종과 피해업종의 명암은 주가 등락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10일 오전 우리나라와 중국이 FTA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코스피지수는 단숨에 1960선을 뚫었고 전기전자(IT)와 운수장비, 제조업 등이 2~3%대 급등세를 탔다.

이는 금융투자업계의 분석과도 상통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한중 FTA 발효 이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3%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부품, 운송업종의 수혜를 점쳤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부진했던 대중 수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자동차부품의 경우 높은 관세율과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FTA 효과가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관세효과뿐 아니라 중국을 또 하나의 내수시장으로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중국기업보다 우리기업의 기술력이 더 뛰어난 산업 역시 호재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비슷하거나 뒤쳐진 산업은 FTA가 위기일 수 있지만 반대라면 거대한 내수시장을 확보하는 계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관세 측면에서 자동차와 가전이, 중국대비 높은 기술력을 가진 도시화, 환경관련 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중국보다 기술적 우위인 산업은 △고부가가치선박(6.8년) △IT기반친환경도로(4.7년) △국토정보구축·활용(4.4년) △초고층건물건설(4년) △이산화탄소저감기술(4년) △원자력안전확보(4년) △오염물질제어·처리(3.9년) △초정밀디스플레이공정·장비(3.8년) 등 IT와 건설, 도로, 환경관련 업종이다.

반대로 한중 FTA의 피해자도 분명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섬유·의복, 생활용품과 당장 수입 확대가 예상되는 농업부문이 꼽힌다.

김 연구원은 "중국산에 대한 '싸구려' 인식에도 여전히 낮은 인건비 덕분에 의류, 신발, 생활용품 같은 경공업 제품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 수익 확대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며 "물론 고가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중저가 브랜드와 국내 SPA 브랜드의 경우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분석에 수혜 또는 피해업종으로 분류된 종목들의 주가가 10일 주식시장에서 출렁이고 있다. 대표적 부품주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가 전날보다 1~4%대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높은 관세 탓에 FTA 효과가 기대되는 화학업종에서도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각각 2.9%, 4.9%씩 치솟는 중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음식료업과 섬유의복은 1~2%대 하락세다. 대상이 8%대 급락했고 대표적인 섬유의복 종목인 태평양물산도 6% 가까이 주저앉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FTA 효과 자체가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 만큼 단기적 주가 급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실제 앞서 미국, 칠레, 유럽연합(EU) 등과 체결한 FTA가 직접적인 증시 모멘텀으로 작용한 것은 아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FTA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당장 기업실적 증감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며 "조급하게 효과를 따져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