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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찬선의 理論造論 : MOOC와 나노학위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기자  2014.11.10 0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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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이 시대에 이러한 전망을 하는 것은 기존 교육시스템을 대체할 강력한 대안이 부상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것이 바로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라고 하는 온라인공개강좌다. 

대규모(Massive)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성공적인 MOOC의 인기강좌에는 수십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수강을 하곤 한다.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교육방법은 오래 전부터 유사한 방식으로 다양하게 시도됐다. 라디오가 보급되던 1920년대에는 라디오 기술을 이용해 대학에서 교양과목이나 기초강좌를 중심으로 온라인교육이 시작됐으나, 실질적인 청취율이 낮고 학위와의 연계가 어려워 대부분 사라지게 됐다. 

이후에도 TV나 동영상 촬영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교육방식이 기존 공교육의 대체 또는 보완적인 교육시스템으로 관심을 끌었으나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2012년 코세라(Coursera)라고 하는 스탠포드 대학의 교수들이 만든 MOOC를 필두로 UDACITY, MITx, edX와 같은 성공적인 MOOC가 탄생하면서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큰 변화를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송통신대가 부분적이나마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비교적 성공적인 교육시스템의 하나로 자리 잡았고, 학점은행제 같은 방식도 온라인교육 방식을 중심으로 한 대표적인 교육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기존의 교육방식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MOOC가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커다란 사회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표면적으로는 기존의 온라인교육강좌와 유사한 구조를 가졌지만 시스템의 기저에는 학업과정 전반에 걸친 정확한 평가와 검증시스템이 고도로 발전돼 있고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집적돼 있다는 면에서 크게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다.

수강생 간 상호평가 방식을 통하해학생들의 참여와 공정성을 확보하고 웹캠을 통한 얼굴인식과 타이핑 스타일을 이용한 본인검증 방식 등이 그러한 예이며, 또한 학생들로 구성된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구조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MOOC가 기존의 교육시스템과 차별화되는 배경에는 나노학위(Nano Degree)라는 새 교육환경의 변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 

최근 UDACITY라고 하는 서비스에서는 AT&T라고 하는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업과 제휴해 이 서비스의 특정 교육과정 수료증을 취득한 사람에게 입사지원자격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기존 대학과정의 졸업증보다 이 서비스의 수료증을 우대하는 과정도 내놓았으며 근래에는 Google, Facebook, Cloudera, Salesforce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기업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나노학위는 MOOC와 같은 교육과정을 통해 6~12개월 안에 주당 10~20시간 강의를 듣고 특정분야의 학위를 취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 과정의 나노학위를 취득해 Google과 같은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가능하다. 

나노학위의 활성화는 향후 MOOC와 같은 서비스가 확고한 자리를 잡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과거, 많은 온라인 교육서비스가 실패한 주요 이유가 학위제도와 취업과의 연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온라인 교육서비스가 확대되는 것을 넘어 사회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리라는 기대를 만든다. 

거대한 캠퍼스와 많은 빌딩을 보유하고, 수많은 운영인력과 교수진들을 보유해야 하는 전통적인 대학기관은 MOOC가 제공하는 저렴한 수강료와 풍부한 콘텐츠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책상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강의를 무료 또는 기껏해야 월 몇 만원 수준의 저렴한 비용으로 얼마든지 수강할 수 있다. 경제적인 이유 탓에 대학진학이 어려운 학생들이나 새로운 분야로 경력을 바꾸고자 하는 사회인에게는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물론 MOOC와 같은 교육시스템이 기존 대학에서 제공하는 개성 있고 수준 높은 교육과정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며, 지나치게 대규모적이고 형식화된 교육이 일반화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만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회에서의 성공기회가 명문 대학의 졸업장으로 좌우되고, 지속적인 자기개발과 학습의 필요성이 부족한 사회보다는, 다양하고 공정한 기회가 제공되는 사회가 돼야 할 것이며 MOOC는 그러한 사회를 만드는 훌륭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