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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돈봉투 사건' 전 청도경찰서장 주도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위로금 명목 돈 달라" 압박

박지영 기자 기자  2014.11.09 11: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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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경북 청도주민들에게 1700만원가량의 돈 봉투를 살포한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9일 청도주민들에게 돈 봉투를 돌리자고 강요한 혐의로 이 전 서장을 입건해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8월 중순 이모 전 한전 대구경북지사장에게 "송전탑 반대 주민들에 대한 치료비와 위로금 명복으로 3000만~5000만원을 지원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이에 이 전 지사장은 송전탑 시공사인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S사에 돈을 마련해줄 것을 부탁했다.

앞서 한전은 청도 삼평1리에 송전탑 건설을 추진했지만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2년간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바 있다.

이 전 지사장은 9월 초 S사를 통해 600만원을 전달받았고, 이후 S사가 추석휴무에 들어가자 자신과 부인의 통장에서 1100만원을 인출해 총 1700만원을 이 전 서장에게 전했다.

이 전 서장은 추석연휴인 9월9일 이 돈을 자신의 이름이 적힌 봉투에 담아 주민 7명에게 뿌렸다. 봉투에 한전을 적어서 돌리면 주민들이 거부할 게 뻔했기 때문. 

한편, 이 전 지사장은 S사에 1100만원을 추석 이후 보전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사건이 불거져 이 돈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100만원을 요구한 것에 대해 뇌물요구·약속 혐의를 적용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 전 지사장 등 한전 직원 10명이 2009년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S사로부터 명절 인사비와 휴가비 등으로 100만∼500만원씩 총 33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뇌물수수 혐의를 물어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