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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할 곳 없다면서…" 성과 좋은 日·중소형주펀드 소외

6개월 성과 10% 넘어도 자금유입 지지부진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1.07 09: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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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단기부동자금이 지난달 사상 처음 750조원을 돌파했지만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은 일부 펀드는 투자자들의 냉대를 받고 있다. 엔저 영향으로 일본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자금을 빼고 최근 3년간 대형주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낸 중소형주펀드는 자금유입이 지지부진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6일 기준 일본 주식형펀드 92개 상품의 최근 1주일 평균 수익률은 7.15%로 같은 기간 평균 3.90%를 기록한 해외주식형펀드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

◆日주식형펀드 1주일 만에 7.15% 수익

개별 상품으로는 '하이일본1.5배레버리지자 H(주식-파생재간접)C-F'가 6개월 평균 25.04%의 수익률을 냈고 'KB스타재팬인덱스자(주식-파생) 직판'도 같은 기간 19.4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은 주식과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지수 상승분의 1.5~2배의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고수익을 달성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주 일본중앙은행(BOJ)의 깜짝 양적완화 소식으로 일본 증시가 폭등하면서 벌어졌다. 엔저를 무기로 일본증시가 활황을 누리면서 관련 펀드 성과도 함께 치솟고 있는 것이다. 5일 기준 니케이225지수는 1주일 만에 7.82% 급등했고 토픽스 CR도 6.71% 올라갔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26% 밀린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달 들어서만 일본펀드에서 2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올해 들어 230억원 가까운 돈이 빠지며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경기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심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도 일본경제에 기대를 품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사례가 많아 투자를 꺼린다는 얘기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일본의 경기회복에 기대를 품고 투자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일본펀드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제언했다.

◆중소형주 성과 좋고 외국인 몰리는데…

비슷한 상황은 국내 중소형주펀드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최근 대형주 부진 속에서 중소형주 중심의 종목 장세가 펼쳐지고 있지만 해당 펀드에 배팅하는 자금 규모는 크지 않다.

국내 액티브주식펀드 순자산은 36조4000억원 정도로 이 가운데 중소형주펀드는 1조6000억원에 그쳐 2011년 이후 성장세가 지지부진하다. 지난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배당주펀드에 자금이 쏠릴 때도 중소형주펀드의 자금 유입은 잠잠했다.

코스닥시장 내 외국인 보유비중(시가총액 기준)은 2012년 7.8%에서 11%까지 급증하며 주목받은 것과는 다르다.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비중이 35% 안팎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수가 하락하면서 최근 2개월 동안 중소형주 펀드로 4500억원 정도가 유입됐지만 성과에 비해 유입규모는 크지 않다"며 "배당주펀드에는 집중적으로 자금이 유입됐지만 꾸준히 성과를 내는 중소형주펀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일례로 지난 3개월간 국내액티브주식펀드 수익률은 -6.1%에 그친 반면 대부분의 중소형주펀드는 플러스 수익을 냈다. 최근 6개월 동안 '동양중소형고배당펀드'가 18.37%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알리안츠Best중소형' 'IBK중소형주코리아' '삼성중소형Focus' 등이 10% 넘는 성과를 올렸다.

다만 중소형주펀드는 종목과 업종 선택의 폭이 대형주보다 훨씬 넓어 개인의 투자목적과 성향에 따라 펀드 선택 기준도 달라야 한다. 보통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펀드를 고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핵심펀드 개념이라면 대형주 편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펀드를 선택하는 게 낫다.

김 애널리스트는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펀드들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며 "같은 중소형주펀드라도 업종 포트폴리오와 편입비중 차이가 크기 때문에 투자성향과 목적에 맞는 펀드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