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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여전히 건재, 후계구도 '시기상조'

[기업해부] 한화그룹 ③후계구도…3형제 헤쳐모여 '경영수업'

이보배 기자 기자  2014.11.06 15: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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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산업을 이끄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파악해보는 특별기획 [기업해부] 이번 회에는 한화그룹 3탄 후계구도에 대해 살펴본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2014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현황'에 따른 재계순위 11위에 랭크된 한화그룹을 둘러싼 최근 이슈는 김승연 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이다. 이와 함께 국가대표 승마선수로 활약했던 3남 동선씨가 한화건설에 입사하면서 3형제 모두 경영수업에 참여, 후계구도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한화家 삼형제' 한화서 경영수업

알려진 대로 김 회장은 3형제를 두고 있다. 첫째와 둘째 아들이 먼저 한화그룹에 입사했고, 인천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선수생활 은퇴를 선언한 셋째 아들 동선씨가 최근 한화건설에 들어갔다.

오랜 기간 승마선수로 활동했던 동선씨는 지난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고,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동선씨는 향후 한화건설의 대표 사업장인 이라크 비스마야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등 해외현장에서 실무경험을 쌓을 예정이며, 지난달 이라크 현장으로 출국했다.

이들의 입사시기를 보면 장남인 동관씨는 2010년 입사 후 줄곧 태양광사업을 맡고 있다. 한화큐셀 전략마케팅 실장을 지낸 동관씨는 지난 9월 한화솔라원 영업담당 실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태양광사업은 한화그룹 차원의 신 성장동력인 만큼 김동관 실장의 경영능력을 검증하는 단계로 평가받는다.

차남인 동원씨는 지난 3월, 소재분야를 담당하는 한화첨단소재 소속으로 들어갔다. 현재 한화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팀장을 맡았다는 전언이 나온다.

모두 한화그룹 계열사에서 근무 중인 3형제가 각자 다른 계열사에 입사한 것에 대해 김 회장이 향후 후계구도를 염두에 뒀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장남이 태양광, 차남이 소재, 삼남이 건설을 맡은 것.

그러나 한화그룹 측은 단순한 경영수업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크게 보면 3형제가 모두 제조분야 내에서 수업을 하고 실제 다른 주력사업인 금융이나 리조트 등 경영수업을 해야 할 분야들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아직 3세들의 나이가 많지 않고 김 회장이 건재한 만큼 승계작업이나 후계구도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며, 단기간 내 본격화될 가능성 역시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회장은 대기업 총수 중 젊은 편에 속하고, 과거 경영능력도 인정받았다. 때문에 김 회장의 경영 복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설이 3남의 후계구도를 따지는 것보다 설득력 있어 보인다.

◆건재한 김 회장, 후계구도는 아직…

후계구도를 논하는 것이 아직 시기상조인 이유는 또 있다. 현재 김 회장은 한화의 최대주주로 22.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김동관 실장은 4.44%, 차남 김동원 팀장과 김동선 매니저는 각각 1.67%의 지분만을 갖고 있다. 계열사 중에는 한화 S&C가 2.19%의 지분을 보유 중이라 최대주주인 김 회장의 지배력은 확고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화그룹 내 중요한 회사인 한화 S&C의 지분구조를 통해 3남에 대한 승계작업을 거론하기도 한다.

최근 수직계열화를 이룬 태양광사업의 경우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코리아 지분 39%를 보유했고, 한화 지분을 보유한 한화 S&C가 다시 한화큐셀코리아 지분 20%를 가져 태양광사업이 성공하면 한화 S&C까지 돈을 버는 구조다. 이처럼 한화S&C는 한화그룹 지분구조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

이 같은 특징을 가진 한화S&C 지분을 삼남이 100% 보유 중인데, 이 중 장남 김동관 실장이 50%의 지분을 가졌고, 차남과 삼남이 각각 25%의 지분을 손에 넣은 상황이다. 자녀 서열순으로 지분율이 수직화돼 한화S&C를 이용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한화S&C가 향후 상장하고 그룹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로 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다른 변수가 없다면 한화그룹의 승계는 장남인 김동관 실장이 맡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김 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을 가늠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김 회장은 현재 신병치료와 함께 사회봉사명령을 실행 중이고, 건강 회복과 함께 사회봉사도 올해 안에는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경영 전면 복귀 가능성은 아직 예상하기 어려운데, 현재 집행유예 상태라 계열사 대표이사나 등기이사를 맡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화그룹 관계자는 "아직 후계구도를 논하지 않고 있는데 회장이 건재하고 3남 모두 경영수업 중이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간혹 3형제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고도 하는데, 후계구도가 본격화되려면 상당 기간이 필요하고 3남 모두 경영수업 중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