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샤오미와 닮은 듯 다른 듯…" 삼성 사물인터넷 '주마가편'

타이젠폰 늦어져도 TV 영역 강점 살리면 생태계 구축 수월

임혜현 기자 기자  2014.11.06 13:26:0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삼성전자가 타이젠 운영체제(OS)를 스마트폰으로 확장하는 데 주춤하고 있다. 일명 타이젠폰 등장이 늦어지는 가운데 출시가 늦어지더라도 이와는 별개로 TV 영역에서는 자체 OS 탑재 진행에 박차를 가할지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타이젠TV 출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스마트홈 시장 장악의 야심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물인터넷(IoT) 발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스마트홈은 IoT의 총집결무대로 볼 수 있으며 소비자시장(B2C)은 물론 기업간거래(B2B)까지도 좌우할 수 있는 결정체다.

TV의 경우,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의 모바일 제품과 다른 사용성과 상품성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타이젠폰 도약에 시간이 걸리고 웨어러블 기기에서만 타이젠이 몸풀기를 하는 상황에서도 가상현실(VR)기기 등 주변기기와 연결해 엔터테인먼트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돌파 추진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9월 '삼성 오픈소스콘퍼런스' 행사장에 타이젠TV 시제품을 전시함으로써 기존 스마트TV 대비 UI 개선 등 장점을 어필하는 동시에 내달 출시 예정인 가상현실 기기 삼성 기어VR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막바지 총력을 쏟고 있다. 이는 TV 특히 타이젠TV를 엔터테인먼트 중심기기로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발목을 잡는 중국 샤오미와는 방향성면에서는 다르나 전체 흐름에서는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5일(현지시간) 샤오미가 지난 3분기 중국 휴대전화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5.4%를 차지하며 삼성전자(13.5%)를 제쳤다고 발표하는 등 샤오미는 중저가 저변 확대를 통해 삼성의 아성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다.

샤오미는 이미 안드로이드에 기반을 두지만 여러 가지 중대한 변형을 가한 MIUI를 미국 스마트폰 시리즈에 탑재해 타이젠폰을 세계 소비자들에게 내놓지 못하는 삼성과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

여기에 샤오미도 자체 인터넷TV 브랜드(가칭 '미') 개발에 10억달러(한화 약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하는 등 '스마트폰에서 TV로' 자체적인 역량 강화 방향을 설정하고 나섰다. 삼성이 TV 등 가전 강점을 살림으로써 치고 나가 TV를 먼저 자체 OS 생태계 구축의 발전축으로 삼는 등의 카드를 들여다보는 상황과는 반대 진행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은 스마트홈 공략 강화를 위해 '개방형' 플랫폼인 스마트홈 프로토콜(SHP·가칭)을 공개, 참여자들을 포용하기 위해 나선 상태다. 하지만 이는 스마트홈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포부에서 택한 길이며, 결론적으로 삼성에게는 타이젠의 스마트홈 세상이 최종적 꿈이자 목표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삼성은 타이젠 관련 앱 부족으로 고심하고 있다. 현재 개발된 타이젠 앱은 구글 안드로이드 및 애플의 iOS 앱 대비 1/200을 밑도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은 가전 발전을 상징하는 요소이자 엔터테인먼트 요소 강조가 성공관건인 TV를 타이젠 강화 무대로 삼았다. 잘 할 수 있고 소비자들의 열광적 반응을 이끄는 게 가능한 부분부터 각 사가 자기 IoT 발전의 긴 여정의 베이스캠프로 삼으려는 것은 당연한 대목이다.

샤오미가 빠른 소통을 무기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전한 저력을 인터넷TV 쪽으로 분출하려 한다면, 삼성은 가전 명가로서 글로벌 굴지의 기업까지 성장해온 배경을 이제 스마트폰 전문기업으로 변신한 와중에 활용하려고 하는 모양새다.

스마트TV는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킬러콘텐츠 발굴이 스마트폰보다 더 어렵다고들 얘기한다. 그러나 타이젠을 쓰는 스마트TV를 성공시킬 때 삼성이 얻을 과실은 적지 않다. 애플 등 경쟁사와 맞붙을 스마트홈 시장에서 차세대 동력원을 확보하게 되고 스마트폰 퀀텀점프를 유발할 영감을 줄 수도 있다.

애플, 추가적으로 샤오미는 스마트폰 세상에 자체적인 세계관(OS)을 구축하고 팬덤을 일궈낸 자신감으로 다른 IoT로 나가는 주자들이다.

타이젠폰 안착이라는 좁은 각도에서만 보면 삼성이 초조해 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최근 어느 외신의 지적처럼 스마트폰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삼성을 전통 있는 전자통신업체로 보면 당장의 진행 방향이 반대로 보여도 문제는 아니다. 

결국 스마트홈이라는 종합시험장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는 점에 이목을 집중시키면 삼성이 현재 보이는 IoT 투자 열의, 특히 타이젠 관련 행보들이 빛을 발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