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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둑질도 손발 맞아야…" 신안군의회 변명·사무국 해명

나광운 기자 기자  2014.11.06 11: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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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양금택목(良禽擇木)이라 옛말에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앉는다고 했다. 전남 신안군의회가 최근 4박5일 일정의 중국 선진지 견학을 다녀온 후 청 내에서 회자되는 소문과 어울릴 것 같은 단어다.

각 지역구의 유권자들에게 임무를 부여받고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으로는 적격자로 선택을 받은 군 의원들이 견학과 시찰을 통해 선진지의 모델을 마케팅하겠다는 취지를 들어 연수를 떠났다. 그러나 이번 연수를 두고 일부 의원이 스스로 중국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무엇보다 그 시기가 '행정사무감사'를 불과 이틀 남긴 시점이라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대대적 혁신과 변화로 '깨끗하고 일 잘하는 의회'를 만들겠다며 두 달여의 기간 서로 적임자이고 그 지지자로 편을 갈라 이전투구하던 그들이 해외연수에 있어서는 깨끗하지 못한 뒷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연수시기와 더불어 업체 선정 과정과 동행한 인력을 두고 연일 언론의 질타를 받는 와중에 '소 귀에 경읽기' 식으로 해명은커녕 '먼 산 불구경'하듯 외면하는 의원들의 행태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언론 보도내용과 더불어 해명을 듣기 위해 만난 A의원은 언론보도 내용과 달리 "우리 위원회에서는 여행(연수를 여행이라 칭했음)경비와 장소 등을 논의해 사무국에 통보만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비다. 1인당 200만원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정해진 만큼 최저 견적인 모 업체의 198만원으로 정한 것인데. 세 군데의 견적서 중 두 군데는 205만원과 216만원이다. 이는 어처구니없게도 당초 참여조건에도 맞지 않는 금액이다.

이에 대해 A의원은 "우리는 사무국에서 올라온 내용을 갖고 선정만 했다"는 내용 외에는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고, 인원과 관련해서도 "의원들 참여 여부만 논의했다"고 밝히지만, 사무국 책임자는 "여행사나 인원은 물론 견적내용을 우리가 어떻게 맘대로 하겠느냐"고 해명해 변명과 해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연수기간 당초 일정과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의원들 개인 생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대답하는 등 이 역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더군다나 행정사무감사가 코 앞인데 자료제출을 요구한 사항에서 공무원들의 입장을 생각해봤냐는 질문에도 "중국에 가서도 공부를 했다"고 말해 기자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

문제가 되는 연수시기에 대해 군청 내에서는 많은 자료를 요구하고 해외연수를 떠난 것은 외유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는 오해가 충분하다는 여론과 행정사무감사 기간 의원 활동사항을 공개할 수 있는 장치를 통해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다음 선거에서 심판받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를 이룬다.

이 같은 질타와 반감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안군 의원들은 자신들만의 무감각적(?)인 대응 노하우로 일관해 군민들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본분을 망각했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아무쪼록 군민의 요구를 듣고 하늘 높이 비상해 이곳저곳 해결의 씨앗을 물고 오는 새처럼 썩지 않은 좋은 나무에 가려서 앉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