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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안 받아요" 고객 애태우는 생보사 '카드결제 거부'

생보사 보험료 카드결제율 2% 불과…금감원 점검 나서

이지숙 기자 기자  2014.11.06 11: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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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생명보험사의 보험료 신용카드 결제 거부가 지속돼 감독당국이 실태점검을 통해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여신전문금융업법은 보험상품에 대한 신용카드 거래를 허용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현재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 전체 보험료 카드결제율은 지난해 기준 2%에 불과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손해보험사의 카드결제율은 16% 정도다.

김상민(정무위·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현재 △교보생명 △한화생명 △ING생명 △푸르덴셜생명 △PCA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6개 보험사는 보험료 카드결제가 불가능하다.

카드사와 가맹을 맺어 고객이 직접납입, 자동이체, 신용카드 등으로 보험료 납부가 가능한 보험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삼성생명은 보장성보험에 한해 삼성카드 결제가 가능하고 농협생명은 텔레마케팅을 통해 판매되는 보장성보험에 한해 △농협카드 △KB국민카드 △외환카드 △비씨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보험사의 지난해 보험료 카드결제율은 제로(0%)에 가까워 실제 고객의 카드납부는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보험사들의 고객 카드결제 거부는 각종 보험료의 카드결제를 확대 중인 정부 기조에도 어긋난다. 정부는 규제완화 대책으로 9월부터 4대 보험료의 카드납부를 전면 허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상민 의원은 "카드 이용이 보편화되고 정부에서도 카드 사용을 권장하는 현 실정에서 보험상품에 대한 카드결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의 불편 최소화를 위해 소비자가 다양한 결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마땅히 보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가맹점 체결을 하고도 보험료 납부를 거절하는 생보사에 대해 실태 파악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카드사와 보험사 간 가맹점 계약 체결과 수수료 등은 당사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고도 카드 납부를 거절해 보험료 납입에 불편을 초래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어 실태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가맹점 계약 체결 후 특정 약정 없이 카드 납부를 거절하고 있는 보험사가 있다면 향후 부당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추가적인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보험업계는 여전히 무분별한 보험료 카드결제는 가맹점 수수료 등의 부담으로 보험료 인상요인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예금과 적금과 성격이 유사한 저축성보험의 경우 상품 성격상 카드결제가 적절하지 않다"며 "자동이체 등을 신청하면 고객들에게 할인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실제로 카드결제를 원하는 고객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드결제의 경우 가맹점수수료가 발생하고, 이는 보험사의 사업비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된다"며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을 거들었다.

한편 소비자단체는 소비자의 결제 편의성을 위해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남희 한국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업권 간 이해문제로 소비자의 결제편의성을 제한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며 "각종 세금과 4대 보험도 카드납부가 가능해지는 만큼 가맹점수수료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 소비자에게 결제 선택권을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