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윤종규표 'KB지붕'은 튼튼할까?

나원재 기자 기자  2014.11.06 08:29:2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출발 전 다행히도 긍정적인 시선이 많다. 비난보다는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클 것이라는 어림짐작이 충분히 가능하다.

KB금융그룹 조직의 안정화에 주력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윤종규 KB금융 회장 내정자의 선임은 오는 2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있을 예정이다. 그간 그룹 내 갈등으로 지칠 대로 지친 임직원들도 윤 내정자 소식에 삼삼오오 모여, 들리는 소문을 짜 맞추며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귀동냥을 해보니 그에게 거는 기대는 무릇 '세계 1위의 금융그룹'과 같은 거창한 청사진이 아니다. 보다 맘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회사, 안정적인 조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자주 들리곤 한다.

KB금융과 KB국민은행 간의 갈등처럼 여러 문제를 치유하고 봉합하는 데 누구보다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윤 내정자와 이를 잘 헤아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결정도 어느 때보다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들어올 사람이 들어왔다는 표현이 어찌 보면 가장 적절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상고 출신 천재'라는 찬사와 더불어 'KB맨'으로 불리는 그에게 '위기의 KB금융'이라는 부담스런 이슈를 들이대기도 한다. 떨어진 수익률과 조직 갈등치유가 가장 시급한 문제인 까닭이다.

그러나, 역으로 살펴보면 떨어진 수익률이야 금융업계 불황에 따른 여파라고 위안을 삼더라도, 조직 갈등치유와 맞물린 지적은 차분하게 다시 짚어야 한다. 내홍으로 번진 KB금융과 KB국민은행, 회장과 은행장의 갈등을 두고 조직 간 갈등으로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그룹 내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영진 간 불협화음과 관련해 '실질적인 주인인 우리에게 후폭풍이 닥칠까 우려스럽다'는 얘기도 줄곧 들리곤 했다. 조직 간 갈등이 아닌, 수장 간 이해관계를 둘러싼 싸움의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결과야 어쨌든, 이들 직원을 든든하게 보호하고 감싸줘야 하는 지붕 역할은 현재까지 그렇게 부실했던 셈이다. 윤 내정자가 이를 어떻게 수리할지에 처마 밑 2만5000여명 임직원의 안녕이 달렸다.

이를 위해 윤 내정자는 우선 노동조합, 사외이사 간 각각의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해야 한다. 더불어 LIG손해보험 인수 절차의 성공적인 마무리도 중요하다.

편 들어주기가 아닌, 온전한 윤종규표 'KB지붕'에 기대를 걸기 위해서는 조급한 시선은 잠시 거둘 필요가 있다.